“수갑·족쇄 채우고 10명씩 쇠사슬”…中공안 ‘가혹행위’ 폭로

송세영 2024. 8. 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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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대형 의료회사 직원들이 수개월 동안 수갑·족쇄에 쇠사슬까지 찬 채 감금돼 공안의 조사를 받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다른 직원은 "중범죄자도 아닌데 왜 수갑과 족쇄를 채웠는지, 동물처럼 쇠사슬로 꿰어서 인격을 모독하는 게 법치사회에서 어떻게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수갑과 족쇄의 사용 기간은 15일을 초과할 수 없고 기간을 연장하려면 담당 공안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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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대형 의료회사 직원들이 감금돼 있던 정저우의 빌라 모습. 싱타오망 캡처


중국의 한 대형 의료회사 직원들이 수개월 동안 수갑·족쇄에 쇠사슬까지 찬 채 감금돼 공안의 조사를 받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21일 홍콩 싱타오망에 따르면 허난성 정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이 19~20일 진행한 사기혐의 재판에서 변호인이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광둥성 주하이의 대형 의료회사 동료인 이들은 지난해 9월 23일부터 올해 1월 3일까지 감금 상태에서 조사받았다.

변호인에 따르면 정저우시 공안국은 거주지 지정 방식으로 이 회사 직원 20여명을 정저우의 한 빌라 2층에 수감했다. 이곳에는 최소 100명이 수갑과 족쇄를 찬 채 수감돼 있었다. 밤에는 10명 안팎씩을 손가락 굵기의 쇠사슬로 묶은 뒤 한방에서 자게 했다. 쇠사슬 때문에 밤에는 화장실에 갈 수 없어 가능한 한 적게 먹고 적게 마실 수밖에 없었다.

방에는 침대가 없고 매트리스만 3개 있었기 때문에 서너명이 한 매트리스를 이용했다. 수갑과 족쇄, 쇠사슬을 너무 오래 차고 있어 신체 곳곳이 까지고 문드러졌다. 한 여성은 족쇄 때문에 발목 피부가 찢어졌지만, 화장지로 지혈을 해야 했다. 족쇄에 녹이 너무 슬어 풀지 못하는 바람에 소방서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공안국은 격리·감금한 이유로 전염병 예방을 들었지만, 이곳 수감자들은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공안국에서 조사받을 때도 기어 다니거나 턱을 걷어차이는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 직원은 “해방 전 국민당 반동파가 공산당에 가한 고문과 같다”며 “오늘날 사회주의 중국에서 이런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다른 직원은 “중범죄자도 아닌데 왜 수갑과 족쇄를 채웠는지, 동물처럼 쇠사슬로 꿰어서 인격을 모독하는 게 법치사회에서 어떻게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법률에 따르면 간수는 수갑, 족쇄, 포승을 사용할 수 있는데 포승은 범인을 체포하거나 사형을 집행할 때만 사용할 수 있다. 수갑과 족쇄의 사용 기간은 15일을 초과할 수 없고 기간을 연장하려면 담당 공안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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