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 17년만의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단조롭지 않은 이야기”

정진영 2024. 8. 2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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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든 애정을 쏟아부은 공간에 불청객이 찾아와 그 공간을 망쳐놓고 내 인생까지 송두리째 뒤흔든다.

이 작품으로 17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김윤석은 "장르적으로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이야기는 쉽다. 하지만 '아없숲'은 그렇게 단조로운 이야기가 아니다"며 "이 작품의 외국어 제목이 '개구리'다. 돌을 던진 사람과 그 돌에 맞은 개구리의 이야기가 균형 있게 그려진다. 이 작품이 저를 끌어들인 가장 큰 매력이 바로 그 지점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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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서울에서 21일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윤계상, 이정은, 모완일 감독, 고민시, 김윤석. 넷플릭스 제공


내 모든 애정을 쏟아부은 공간에 불청객이 찾아와 그 공간을 망쳐놓고 내 인생까지 송두리째 뒤흔든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나는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대응해나갈까.

오는 23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아없숲)는 평온했던 일상이 한순간 무너지고, 그 이후 찾아오는 끝 모를 파장의 한가운데 놓인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하지만 ‘아없숲’은 일반적인 범죄 스릴러 장르의 구조인 가해자와 피해자 혹은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형식을 취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21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서울에선 ‘아없숲’의 공개를 앞두고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작품으로 17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김윤석은 “장르적으로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이야기는 쉽다. 하지만 ‘아없숲’은 그렇게 단조로운 이야기가 아니다”며 “이 작품의 외국어 제목이 ‘개구리’다. 돌을 던진 사람과 그 돌에 맞은 개구리의 이야기가 균형 있게 그려진다. 이 작품이 저를 끌어들인 가장 큰 매력이 바로 그 지점이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서울에서 21일 진행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제작발표회에서 모완일 감독이 답변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작품을 연출한 모완일 감독 역시 일반적인 스릴러 작품들과 결을 달리하는 새롭고 흥미로운 각본의 힘에 매료됐다고 했다. 모 감독은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땐 너무 특이해서 드라마로 나오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도 자꾸 돌아보게 되고 미련이 남더라”며 “소중한 공간에 찾아온 불청객으로 인해 사건에 휘말린 인물들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래를 각자의 방식으로 대면하는 방식이 때론 감동적이고 때론 재밌다. 저조차도 촬영하면서 다음 결론이 어떻게 날지 궁금해하며 제작했다”고 밝혔다.

‘아없숲’엔 김윤석을 비롯해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 등 뛰어난 연기력을 증명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펜션 주인 영하(김윤석)와 모텔 주인 상준(윤계상)이 극한 상황에 몰리면서 서서히 감정을 폭발시키는 과정이나 어딘지 모르게 섬뜩한 펜션 투숙객 성아(고민시)의 표정과 행동들, 남다른 직감으로 범죄 현장을 찾아다니는 경찰 보민(이정은)이 얽히고설키면서 이야기의 긴장감이 쌓여나간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특히 이번 작품에선 전에 없던 광기 어린 얼굴을 보여준 고민시의 연기 변신이 눈길을 끈다. 고민시가 연기한 성아는 영하의 펜션에 집착하며 그의 삶을 조금씩 망가뜨리는 인물이다. 고민시는 “지금껏 했던 작품 중에 최고난도로 느꼈을 만큼 굉장히 어려웠다”며 “몸은 고생했지만 촬영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행복했고, 잘 해내고 싶어서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전작 ‘부부의 세계’에서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모 감독은 이번 작품에선 특히 배우들의 연기를 화면 안에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영하와 상준에게 벌어지는 사건과 그로 인한 파동, 그 파동이 두 인물에게 만들어내는 감정의 흐름을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서다. 모 감독은 “‘아없숲’은 다른 작품보다 연기 쪽에 훨씬 힘을 실어야 했던 작품”이라며 “배우분들이 늘 제가 생각하는 클리셰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해석을 더했다. 그게 정말 멋지고 그럴싸했다. 결국 저만 잘하면 되겠더라. 그래서 굉장히 고통스러웠다”며 웃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총 8회차로 구성된 ‘아없숲’은 오는 23일 시리즈 전편이 공개된다. 김윤석은 “전 세계에 공개되는 만큼 언어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우리의 디테일과 표현이 다 전달됐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며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작품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모 감독은 “전 회차를 다 보고 나면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라며 “‘부부의 세계’보다 더 잘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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