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주말 웨이팅 1시간"…롯데월드 '벨리곰의 집' 인기몰이
유통업계 최초 캐릭터 체험시설
개장 일주일 만에 2000여명 방문…주말 1시간 웨이팅도
굿즈샵서 단독 굿즈도 판매…매출 2000만원 기록
"사라진 벨리곰을 찾아 떠나봐요."
21일 오전 개장 전 미리 찾은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 퍼레이드와 공연이 펼쳐지는 메인 무대 옆으로 분홍색 장식과 곰 모양이 눈에 띄는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이달 들어 새로 문을 연 '벨리곰 미스터리 맨션'. 벨리곰을 오프라인 공간에서 직접 만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벨리곰은 롯데홈쇼핑이 2018년 선보인 핑크색 곰 캐릭터다. 한 직원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벨리곰은 '일상 속에 웃음을 주는 곰'이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탄생했는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서 벨리곰에게 다가오는 시민들을 놀라게 하는 몰래카메라 콘셉트의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현재 170만명 이상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팬덤을 보유한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오프라인에서도 '어메이징 벨리곰', '벨리곰 댄스파티' 등 행사를 통해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3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 1층에 인기 캐릭터 벨리곰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체험시설인 '벨리곰 미스터리 맨션'을 오픈했다. 벨리곰의 집을 콘셉트로 삼은 이곳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만 접하던 벨리곰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구체적으로 200㎥(약 60평) 공간에 ▲탐정 아지트 ▲벨리곰 집으로 가는 길 ▲주방 ▲복도 ▲침실 ▲굿즈샵 등 6개의 체험구역을 조성했다.
유통업계에서 캐릭터를 주제로 테마파크 체험시설을 연 것은 벨리곰 미스터리 맨션이 처음이라는 게 롯데홈쇼핑의 설명이다. 아울러 벨리곰을 테마로 상설 운영하는 체험시설 역시 이곳이 최초다. 앞서 벨리곰을 테마로 팝업스토어나 체험시설이 열린 적은 있지만, 모두 단기 운영됐다.
벨리곰 미스터리 맨션은 갑자기 사라진 벨리곰을 찾아 나서는 스토리로 기획됐다. '방탈출' 게임처럼 공간마다 숨겨진 퍼즐을 풀면 다음 장소로 넘어갈 수 있는 구조로 진행됐다. 입장과 동시에 나오는 첫 공간에서 벨리곰이 사라졌다는 뉴스 영상이 재생됐고, 관람객들에게는 특수 제작된 돋보기가 제작됐다. 이 돋보기를 공간 곳곳에 마련된 벨리곰의 발자국에 대면 상호작용을 통해 영상이 재생되거나 다음 장소로 갈 수 있는 힌트가 주어진다. 관람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효과 역시 곳곳에 숨어있다.
맨션의 마지막 장소인 침실은 이날 체험의 백미였다. 침실 한 공간에 숨어있던 실제 벨리곰이 깜짝 등장해 유튜브 영상에서처럼 관람객을 놀라게 했다. 체험객들은 갑자기 나타난 벨리곰에 놀라면서도 익숙한 모습에 인사를 건넸다. 벨리곰과의 기념사진 촬영 역시 자유롭게 진행됐는데,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도 관람객을 놀라게 하는 장난을 치는 모습은 영상 콘텐츠에서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마지막 코스는 굿즈샵이다. 이곳은 기존 벨리곰 팝업스토어에서 볼 수 없었던 단독 상품을 판매한다. 테마파크에서 활용하기 좋은 팔찌와 머리띠, 토이카메라부터 '후룸라이드 피규어', '교복 벨리곰 키링' 등 롯데월드 단독 입점 상품 30여종도 판매 중이다. 벨리곰과 롯데월드 캐릭터 '로티', '로리'가 함께 등장하는 굿즈도 이곳에서만 판매한다.
오픈 후 일주일이 흘렀지만, 벨리곰 미스터리 맨션은 순항 중이다. 개장 후 첫 주말을 낀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20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고객들이 몰리면서 오픈 이후 1시간이 넘는 웨이팅이 몰리기도 했다. 관람객의 구성은 가족 단위가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고, 외국인과 젊은 고객층으로부터도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굿즈샵 역시 벨리곰 머리띠, 팔찌, 가방 등 테마파크에서 착용하기 좋은 신상품 굿즈가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일주일 만에 누적 매출액은 2000만원을 넘겼다.
롯데홈쇼핑은 벨리곰 최초의 상설 체험시설인 이곳의 구성을 위해 특별히 공을 들였다. 전원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구성된 롯데홈쇼핑 임직원들이 공간의 테마와 구성, 스토리라인 기획에 참여했는데, 기획과 설계에만 1년 이상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스튜디오 등 해외 유명 테마파크의 사례를 참고했다. 시공 역시 익선동 마을 프로젝트 등을 진행한 공간 솔루션 전문기업 '글로우서울'이 담당했다.
벨리곰 미스터리 맨션은 콘텐츠와 공간을 잇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날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보현 롯데홈쇼핑 콘텐츠부문장(상무)은 "2022년부터 오프라인 공간에 팝업 스토어를 마련했지만 지속성이 높지 않아 고민이었다"면서 "플래그십 개념의 공간을 콘텐츠화해 상품을 결합한 유일무이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은 이번 벨리곰 미스터리 맨션을 토대로 벨리곰 IP의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 부문장은 "올해 하반기 중국을 비롯한 여러 아시아 국가와 중동, 유럽 쪽으로 단계적으로 마스터 라이선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에서도 벨리곰 어트랙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르면 내년 하반기 해외에서도 비슷한 체험 시설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1월 태국 유명 쇼핑몰인 시암디스커버리에서 열린 전시를 통해 벨리곰 팝업스토어를 선보인 바 있다.
다만 벨리곰 미스터리 맨션은 입장권이나 자유이용권만으로는 체험이 불가하다는 한계점이 있다. 자유이용권 등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시설 이용권이 있더라도 입구 인근 키오스크에서 별도 비용(5000원)을 지불해야 입장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월드 내 입점된 일반 어트랙션(놀이기구)과 달리 유료 체험시설로 마련됐다"면서 "고객분들께 실제 벨리곰과 만나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색다른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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