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 내놓은 믹스팝 장인, JYP 소속 걸그룹 맞아?
[김상화 기자]
▲ 엔믹스 NMIIXX |
ⓒ JYP엔터테인먼트 |
2가지 이상의 각기 다른 장르를 하나의 음악에 녹여낸 엔믹스의 곡들은 냉정히 말해 대중성 측면에선 약점이 있다. 데뷔곡 'O.O'를 시작해서 'Dice', 'Love Like This', 'Dash'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곡들은 부침이 심한 반응을 얻었고, 일부 케이팝 소비자들의 날 선 지적을 받기도 했다.
'별별별', 힙합+컨트리의 이종 교배
하지만 엔믹스와 JYP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1월 발매된 전작 < Fe3O4: Break >의 연장선상에 놓인 이번 새 음반은 더 노골적으로 믹스팝 노선을 강조한다. 타이틀 '별별별 (See that?)'은 "누가 뭐라 해도 우리만의 길을 간다"를 보여주는 듯하다.
새 음반 < Fe3O4: STICK OUT >의 시작을 알리는 '별별별 (See that?)'은 엔믹스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곡으로 손꼽을 만하다. 올드스쿨 힙합 비트와 곡 중간에 깜짝 등장하는 컨트리 리듬의 이색적인 결합을 시도한 이 트랙에서 엔믹스는 자유분방하게 보컬과 랩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들의 역량을 맘껏 뽐낸다.
뮤직비디오 또한 엔믹스의 방향성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공중 부양하듯 하늘 속을 날아다니거나 오토바이 헬멧을 농구공 삼아 덩크슛을 시도하는 멤버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은 누군가 정해 놓은 틀에 갇혀 있지 않겠다는 자신들만의 신념을 보여주는 듯하다.
멤버 전원 고른 가창력과 댄스 퍼포먼스 실력을 지닌 팀으로 평가되는 만큼 '별별별' 의 춤동작은 예상대로 난이도 극강이다. 역삼각형 구성의 대열을 갖춘 엔믹스는 1990년대 힙합 스타일과 요즘 세로 화면에 적합한 숏폼 성향의 안무가 결합된 춤 선을 강조하면서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믹스팝을 강조한다.
▲ 엔믹스 '별별별'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 JYP엔터테인먼트 |
반면 후반부로 넘어 갈수록 곡의 형식은 달라진다. 메인스트림 팝 같은 뚜렷한 멜로디 라인을 지닌 음악들이 연달아 등장한다. 일렉트릭 댄스라 분류할 수 있는 'Red light sign, but we go', 'BEAT BEAT' 등에서 멤버들은 빠른 멜로디 속에서도 여전히 균형 잡힌 목소리로 가창력을 뽐낸다.
전형적인 팝/록 장르로 완성된 'Moving On'은 밴드 사운드로 편곡돼 앞선 곡에서 엿볼 수 없던 청량감을 선사한다. 마지막 트랙 'Love ois Lonely'는 경쾌함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녹여 팬덤의 지지를 얻고 있다.
▲ 엔믹스. 설윤-배이-지우-규-릴리-해원 (맨위 좌측부터 시계방향) |
ⓒ JYP엔터테인먼트 |
엔믹스의 '믹스팝'이 케이팝 전체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지 못했지만, 엔믹스 및 JYP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이다. 이는 누군가에겐 패기와 우직스러움으로 비칠 수도 있고, 어떤 이들에게는 고집스러움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엔믹스의 새 앨범에서 확인한 이들의 노선은 오직 직진이었다.
엔믹스는 4세대로 분류되는 동시대 유명 걸그룹의 행보와 비교할 때 다소 성장 속도가 느리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착실하게 내실을 다지고 있다. 당찬 6인조 케이팝 그룹은 본인들만의 개성을 하나 둘씩 완성해 나간다. 이제 엔믹스는 엔믹스 만의 길로 접어들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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