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더 싫다" 해리스로 돌아선 '공화' 헤일리 지지자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지지했던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 일부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헤일리 지지자 중 일부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해리스 부통령을 ' 더 나은 선택'으로 보고 '해리스를 위한 헤일리 유권자(Haley Voters for Harris)'라는 정치 활동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의 캠페인 책임자인 크레이그 스나이더는 헤일리 전 대사가 경선 후보가 아님에도 사람들이 지지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단체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경선 후보들 중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을 벌였던 인물이다.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해온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하차 이후인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도 헤일리 전 대사에게 표를 던지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했었다.
공화당 등록 당원이기도 한 스나이더는 "프라이머리에서 투표했을 때, 우리는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공화당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면서 "트럼프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그룹에 속한 우리들은 특정 정책 이슈에 대해 민주당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민주당에 투표함으로써 트럼프에 대한 반대를 계속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기로 결정했을 때 우리는 그 노선을 계속 따르고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중도 우파로 묘사한 공화당 등록 당원 존 잭 메릿은 "미국 내 두 정당의 양극화에 엄청난 환멸을 느꼈다"면서 "문제가 가장 적은 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념적 기준이 아니라, 진짜 통치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헤일리 전 대사는 사퇴 후 한발 늦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자신의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몫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자는 대체로 고학력, 중도 성향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 중심으로 파악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의 경선 사퇴 후 바이든 대통령 측에서 "제 캠페인에는 여러분을 위한 자리가 있다"며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을 겨냥한 광고와 게시글을 올렸던 배경이 여기 있다.
관건은 보수 성향의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층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 후보에게 결국 표를 던질 것인가다. 스나이더는 "그들(헤일리 지지자)은 이미 공화당 성향에서 떠났다"면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라스트 마일을 넘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평생 공화당원으로 살았던 이들이 민주당에 표를 던지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유권자들과 해리스-월즈 캠페인 사이에는 정책 의견 불일치는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도덕적 가치에 대한 의견 불일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지지자와 자원봉사자 연합인 '헤일리 유권자 워킹 그룹'의 공동 의장인 에밀리 매튜스도 해리스 부통령과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중도로의 가시적인 정책 변화를 공유하고 불만을 품은 공화당원과 온건 유권자들에게 계속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헤일리 전 대사의 변호사는 지난달 '해리스를 위한 헤일리 유권자' 단체에 지지 중단 서한을 보냈다. 이러한 활동이 마치 헤일리 전 대사가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디언은 이 서한이 단체의 활동을 막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스나이더는 "우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헤일리 전 대사의 대선 입장에 대해 잘못 표현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기로 결정한 헤일리 유권자들을 그대로 표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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