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을 금강답게, 세종시를 살리자"고? 보부터 없애야 한다
[박은영 기자]
▲ 농성장 주변에서 발견된 오래된 그릇 |
ⓒ 임도훈 |
▲ 농성장 주변을 산책하는 백로의 모습 |
ⓒ 임도훈 |
낙동강, 대청댐 할 것 없이 녹조가 폭발하는데도 녹조제거선이나 돌리고 있는 환경부가 이 폭염을 더 괴롭게 한다. 답을 다 알고 있지만 하지 않게 하는, 보이지 않는 권력의 힘이 결국 강의 생명을 망치고 있다.
▲ 2018년 세종보 수문 개방 당시 강바닥에 가득하던 붉은깔따구 |
ⓒ 김종술 |
▲ 녹조가 피어오르려는 이응다리 주변의 모습 |
ⓒ 대전충남녹색연합 |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인데 만약 세종보가 닫혀있었다면 지금보다 녹조가 더 심하게 피어올랐을 것이다. 만약 세종시의 의도대로 수문이 닫히게 되면 이응다리 주변은 범접할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다. 녹조 핀 강에서 오리배를 타고 분수를 가동시키는 것이 어떻게 세종시가 발전하는 일인가. 금강을 망치고 세종시를 죽이는 일이다.
▲ 강이 흐르기를 함께 기도하는 예배 |
ⓒ 함께걷는교회 |
'보NO보NO'
교각에 그림을 새로 그려졌다. 아기해달 캐릭터로 보를 철거하자는 메세지를 귀엽게 전하고 있다. 아기해달도 바다에서 마음껏 놀기를 좋아할 텐데 하물며 금강의 생명들은 어떨까. 금강의 생명들로 만화를 만들어봐도 좋겠다. 금강의 친구들이 만화캐릭터가 된다면 금강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들을 미루어볼 때 아주 할 얘기가 많을 것 같다.
▲ 세종시민들과 함께 투쟁을 이어가는 천막농성장 |
ⓒ 남은순 |
천막 앞 웅덩이 쪽에서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아기 수달이 놀라서 훽 도망간다. 가끔 고라니와도 눈이 마주치는데 금방 도망가지 않고 한참 쳐다보며 경계하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밤에만 만날 수 있는 고라니, 수달친구들 덕분에 야간농성자들이 외롭지 않다. 습고 덥한 밤에 잠시 위로가 되는 친구들의 모습이다.
아기 수달이 뛰어노는 금강을 잘 지켜내고 세종보 철거와 보 처리 방안이 다시 회복된다는 말을 들어 이곳을 떠나기를 어쩌면 누구보다 바라고 있는 것은 우리 일 것이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소식이고, 성과이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그 외에 없다. 이곳을 판단하고 폄훼하기까지 않은 수많은 입들을 쳐다보지 않고 오로지 흐르는 강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세종보를 철거하고 본래 금강의 모습을 회복하는 일, 그것이 금강을 금강답게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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