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가실성당(순례지)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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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따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돌계단으로 올라가면 종탑이 우뚝 선 붉은 벽돌로 지어진 성당을 만난다.
칠곡군 왜관읍 가실마을에 있어 '가실 성당'이라 불린다.
1926년에 설치된 미사 전에 치는 안나 종과 파라핀을 채워 넣어 쓰는 성체등도 가실 성당만의 매력이다.
가실성당은 칠곡군 동명면에 있는 한티순교성지까지 45.6km의 '한티 가는 길'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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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따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돌계단으로 올라가면 종탑이 우뚝 선 붉은 벽돌로 지어진 성당을 만난다. 칠곡군 왜관읍 가실마을에 있어 ‘가실 성당’이라 불린다. 경상북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경북 유형문화재 제348호로 지정되었다. 1895년 초대 신부로 부임한 ‘가밀로 파이아스’신부가 다섯 칸 규모의 기와집을 본당으로 사용한 것이 시초이다.
수로를 이용하여 내륙으로 천주교를 전파하기 위해 낙동강 선착장 가까이 지었다. 이후 신자가 늘어 본당이 비좁아지자 1923년 당시 주임 신부였던 ‘투르뇌’신부가 현재의 자리에 성당을 새로 지었다. 명동성당 등을 설계한 ‘빅토르 루이 푸아넬’ 신부가 맡았으며, 명동성당보다 규모가 작을 뿐 거의 비슷한 모습이다.
지하 1층 지상 1층의 신 로마네스크 양식 건물로 정면 중앙에 종탑이 있다. 성당 내부에는 중앙통로가 있고 이를 중심으로 각각 좌우에 좌석이 배치되어 있다. 성당 뒤쪽에 있는 구 사제관 역시 성당과 함께 지어졌다. 지하에는 특이하게 포도주 저장실이 있다.
한국전쟁 때는 남과 북 양측이 야전병원으로 사용하여 치열한 낙동강 전투 와중에도 피해를 보지 않았다. 낙동강 변 야트막한 언덕 주변에는 왕대나무가 강변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막이를 해 줄 것처럼 높다란 키를 자랑한다.
창문은 독일 색유리 화가 ‘애기노 바이너트’의 마지막 작품으로 예수의 일생이 그려진 14개의 스테인드글라스와 2000년 대희년을 맞아 동양화가 손숙희가 그린 14처 십자가의 길이 있다. 1926년에 설치된 미사 전에 치는 안나 종과 파라핀을 채워 넣어 쓰는 성체등도 가실 성당만의 매력이다.
가실성당은 칠곡군 동명면에 있는 한티순교성지까지 45.6km의 ‘한티 가는 길’의 출발점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위로하고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내면적 성찰을 이루는 소중한 계기와 의미를 가실 수 있는 힐링의 길이다.
오래된 성당이라 들어가는 입구의 벽돌이 조금 허물어져 있어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지만 닿지 않는 것 같다. 성당 입구에는 종탑의 종을 칠 수 있도록 밧줄이 내려져 있다
주차장 옆에는 초등학교 운동장 가에 메여 있어 타고 놀았던 쇠로 된 회전 그네가 보여 옛 추억을 되살려 주었다. 야외에서 미사를 볼 수 있도록 잔디밭이 잘 가꾸어져 있으며 제대 옆에는 성모님도 모셔져 있다.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구 사제관 앞에는 앉은뱅이 의자에 조그만 화분이 줄지어 놓여 있고, 갖가지 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는 것을 보자 정겨운 시골 인심을 보는 것 같아 흐뭇하다.
사제관 뒤 산길에는 십자가의 길이 마련되어 있으며, 그 옆으로 “리버카페”라고 이름 붙여진 찻집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성당과 카페 사이에는 왕대나무가 담장 역할을 한다. 미사를 마치고 산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낙동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정담을 나누는 신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카페 뒤에는 조금만 항아리가 줄지어 있어 어릴 적 시골의 장독대가 생각난다. 저녁 시간인 데도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o 주소 : 경북 칠곡군 왜관읍 가실1길 1
o 전화번호 : 054-976-1102
※ 주변 가볼 만한 곳 : 호국의 다리, 관호산성 둘레길, 구 왜관터널, 칠곡 호국평화기념관, 왜관수도원성당
조남대 작가ndcho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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