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차승원·잠 못 잔 김선호…‘폭군’이라는 신세계

김예슬 2024. 8. 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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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공개된 디즈니+ 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 포스터. 디즈니+

세상에 존재해선 안 될 약물을 두고 물밑에서 치열한 추격전이 벌어진다. 일명 폭군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초인 유전자 약물을 노리는 이들이 지천으로 깔렸다. 혹자는 ‘감당 못 할 바이러스’라 일컫고, 누군가는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길이라며 이를 지키려 든다.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히는 가운데 목적은 달라도 목표물은 동일한 이들이 한곳으로 몰린다. 지난 14일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 이야기다.

‘폭군’은 영화 ‘신세계’와 ‘마녀’ 시리즈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첫 OTT 시리즈다. 당초 ‘폭군’을 영화로 만들고자 했던 그는 4부작 OTT 시리즈로 방향을 틀어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았다. ‘폭군’은 초인 유전자를 다룬 ‘마녀’ 세계관에서 파생한 새로운 이야기다. 폭군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운영한 최국장(김선호)과 이를 확보하려는 폴(김강우), 걸림돌을 제거하는 킬러 임상(차승원)과 의뢰를 받고 마지막 샘플을 탈취하기 위해 판에 뛰어든 기술자 자경(조윤수)까지 다채로운 인물이 서로에게 칼을 겨눈다. 이들이 맞붙는 액션은 백미다. 차승원은 강렬한 액션으로 분위기를 압도하고, 김선호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서늘한 면모로 새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 14, 19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차승원과 김선호는 “변별력을 주려 했다”면서 “감독을 100% 믿고 연기했다”고 돌아봤다.

‘폭군’ 스틸컷. 디즈니+
배우 차승원. 디즈니+

‘낙원의 밤’에 이어 오랜만에 감독과 만난 차승원은 감독의 믿음에 힘입어 장면마다 훨훨 날아다닌다. 그의 노련함이 빛을 발한 작품이다. 차승원이 맡은 임상은 극에서 능청맞은 말투와 달리 잔악무도하게 사람을 죽이는 킬러다. 그가 염두에 둔 열쇳말은 ‘괴물 아저씨’. “의도적으로 대비감을 주며 (인물의) 입체감을 살렸다”는 설명이다. 그가 연기한 임상은 제 이익과 연관되지 않으면 다소 어리숙한 모습을 보인다. 고등학생 일진들이 에워싸자 맥없이 끌려가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는다.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장면들이 더해지며 임상의 잔인함은 배가된다. 임상이 애용하는 묵직하고 화력 센 산탄총은 그를 드러내는 상징으로도 작용한다. 여기에 차승원은 자잘한 애드리브로 생동감을 더한다. 덕분에 임상은 등장할 때마다 깊은 인상을 남기며 존재감을 아로새긴다. 

‘폭군’ 스틸컷. 디즈니+
배우 김선호. 디즈니+

김선호는 박훈정 감독과 함께한 전작 ‘귀공자’에 이어 영역 확장을 이어간다. ‘폭군’은 ‘귀공자’ 촬영 막바지에 박 감독과 산책하다 제안받은 작품이다. 비슷한 장르, 같은 감독에도 그는 걱정 없었다고 한다. 인물이 다른 데다 “감독이 100% 다르게 그려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그는 극에서 긴장감을 줬다 빼기도 하고, 여백을 성실히 채워간다. 그는 최국장의 ‘침묵’에 주목했다. 말하지 않을 때도 캐릭터의 감정을 뿜어내기 위해 “눈썹의 움직임부터 눈의 떨림, 손동작, 앉은 자세까지” 신경 쓰며 무게를 더했다. 그동안 각본 속 공백을 메웠다면 이젠 “최대한 절제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고민했단다. 초췌하다는 지문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잠을 안 자고 현장에 가기도 했다. 감독의 ‘더 해볼까?’, ‘거봐, 되잖아’라는 말이 그를 달리게 한 힘이다. 그래서 ‘폭군’은 김선호에게 “새로운 도전”으로 기억된다.

두 배우와 함께 김강우와 조윤수도 장면을 압도하는 활약을 펼친다. 김강우가 “섬세하고 날카로우면서도 정확하게 감정을 전달”(김선호)한다면, 신예 조윤수는 “간절한 절실함이 전해질 정도로 고되게 연기”(차승원)한다. 각기 다른 인물들이 얽히고설킨 이야기는 후반부에 다다라 폭발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감독 전작 ‘마녀’와 같은 세계관인 초인 프로젝트를 다루지만, 동시에 ‘마녀’와 대척점에 있는 작품이다. 차승원은 “‘폭군’ 속 인물들은 분명히 ‘마녀’와 만나게 될 것”이라며 “이야기가 완성되면 족히 16부작은 나올 수 있다”고 귀띔했다.

‘폭군’으로 호흡을 맞춘 배우 차승원(왼쪽)과 김선호. 디즈니+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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