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세기의 이혼 소송…서경환 대법관이 주심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소송 상고심 주심이 서경환(58·사법연수원 21기) 대법관으로 정해졌다.
대법원은 21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사건을 1부에 배당했다. 주심은 서경환 대법관이 맡고 노태악·신숙희·노경필 대법관이 사건을 함께 심리한다.
서 대법관은 항소심에서도 되도록 추가적인 증거 신청을 받아들여 당사자의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광주고법 재직 시절 세월호 사건 2심 재판을 맡아 이준석 선장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약촌오거리' 사건에서는 재심을 결정했고, 피고인은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 20일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노 관장 측은 상고하지 않기로 했다.
상고장 제출에 앞서 최 회장은 6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SK 주식 가치와 관련한 최 회장 부자의 기여 정도를 판단한 2심 재판부의 계산에 치명적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 일부를 경정(수정)하면서도 주문에는 영향이 없다며 1조 3808억 원의 재산 분할과 위자료 20억 원 지급 판단은 그대로 유지했다.
최 회장은 1988년 노 관장과 결혼했으나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노 관장의 반대로 합의가 무산되자 2020년 2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665억 원, 위자료 명목 1억 원 등 총 666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의 SK 주식 지분은 ‘특유재산으로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특유재산은 부부 중 한 사람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이다.
양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노 관장은 항소심에서 1심 당시 요구했던 재산 분할의 형태를 주식에서 현금으로 변경하고 금액도 2조 원대로 올렸다.
5월 30일 2심 재판부는 두 사람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 3808억1700만 원, 위자료로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부정행위를 계속해 온 최 회장을 질타했다. 또 재판부는 SK그룹의 주식 형성과 가치 증가에 노 관장 측의 기여가 있다고 보면서 재산 분할 금액을 크게 올렸다.
대법원은 최 회장이 2심 재판부의 판결 경정 결정에 불복해 신청한 재항고 사건을 2부에 배당했다. 주심은 오경미 대법관이다. 2부는 오 대법관을 비롯해 김상환·권영준·박영재 대법관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서 대법관은 건국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 1995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임용됐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회생법원장 등을 거쳐 작년 7월 대법관으로 취임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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