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 불법 평상 치웠더니 돗자리가... "행정 못 믿겠어" 상인들 분노
[무주신문 이진경]
▲ 전북 무주군 구천동계곡에 깔린 돗자리들. |
ⓒ 무주신문 |
앞서 무주군은 2023년부터 구천동관광특구 내 평상 등 불법시설물 근절을 위해 1년 가까이 공을 들여왔던 터라, 최근 일련의 부정적 여론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 7월 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무주군은 '환경 정비 주민간담회'를 열고 불법시설물 없는 깨끗한 구천동을 만들기 위한 상인들의 지속적인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었다.
▲ 전북 무주군 구천동계곡에 깔린 돗자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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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위에 줄줄이 주차된 불법 주차된 차량과 식당 상인들의 호객행위 그리고 식당 손님에게만 제공하는 인도 위 불법 주차 특혜, 나무 그늘 아래 취식 허용 등 사례를 나열한 뒤 "이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거해 벌금이나 징역을 받는 사안임에도 불법 영업을 단속해야 할 무주군청 관계자는 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9일 <스포츠동아>는 또다시 '안성면 칠연계곡' 내 불법시설 임대 실태를 다뤘다. 해당 매체는 '무주군, 안성면 송림숲 환경 파괴 논란'을 제목으로 내걸고, "무주군이 무더운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한 안성면 칠연계곡의 솔내음 산촌마을 내에서 신고하지 않은 불법 시설을 임대하는 업체들을 관리 감독하지 않아 관광객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취재진은 "통안마을 송림 숲에서 돗자리 1만 원, 텐트설치 3만 원, 평상 5만 원, 방갈로 8만 원, 정자 12만 원을 받고 영업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무주군은 현장 실사, 점검 확인 및 지도 감독 등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관리 당국인 무주군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이들 기사는 몇몇 종합 경제지의 인터넷판과 종합인터넷신문에 똑같이 실린 뒤, 포털 사이트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뿐 아니라 무주군 홈페이지에는 일부 상인들의 비양심적 상행위에 기분이 상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글도 등장했다.
▲ 전북 무주군 구천동계곡에 깔린 돗자리들 앞으로 "불법행위 없도록 협조해달라"는 무주군수 명의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
ⓒ 무주신문 |
특히, 구천동과 더불어 우리지역의 양대 여름명소인 안성 칠연·통안계곡 일대는 환경정비 사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대놓고 평상과 텐트 등 자리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왜 구천동관광특구만을 대상으로 환경정비 사업을 진행하느냐'며, 앞서 여러 차례 상인들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유야무야 넘어갔던 무주군 행정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
실제, 지난 5일 '무주군에 바란다' 게시판에도 구천동 수경대 주변에선 여전히 불법 평상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무주군의 빠른 조처가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한, 덕유리 상인들은 식당가 앞 잔디밭에 설치된 족욕장 및 조명등, 공용화장실 고장 등을 문제 삼으며 무주군의 늑장 행정을 향해 볼멘소리를 냈다.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성수기 시작되기 전 7월 초부터 족욕장을 고쳐 달라고 요청했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다. 7~8월 두 달여 통틀어 물이 나온 건 고작 열흘 정도"라면서 "이뿐 아니라 밀려드는 관광객 불편에 잔디밭 조명등과 남자 화장실 변기 고장도 계속해서 고쳐줄 것을 요청했지만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 정말 무주군 행정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총사업비 4억2750만 원이 투입된 총길이 71m의 구천동 야외족욕시설은 2018년 조성된 이후 몇 차례 가동되지도 못하고 미진한 관리·운영과 시설 보수 등의 이유로 수년간 방치돼 왔다. 계속된 예산 낭비 논란과 지난해 본보의 보도 이후 무주군은 정비·보수 계획을 세우고 구천동관광단지 공공화장실 및 족욕장을 청소 관리하는 기간제 근로자 한 명을 채용하는 등 족욕체험장 가동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덕유리 상인들은 "평상 치워달라고 해서 치워줬고 해달라는 것 다 해줬으면, 이런 사소한 민원이라도 즉각 해결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 현장 민원 하나 제때 들어주지 않으면서, 무슨 구천동관광특구의 변화를 바라고, 명성회복이냐"면서 "관광객들이 더럽고 불편해서 다시는 무주에 안 온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간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손님 줄고 매출 줄고 참으로 퍽퍽하다. 평상 때문에 관광객들도 안성으로 간다"며 "이런 행정을 어떻게 믿고 구천동관광특구의 변화니, 미래를 논하겠냐. 자발적 의지를 보여주면, 구천동 발전을 위해 모든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을 다 거짓이었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덕유리 상인들 사이에선 구천동관광특구만을 타깃으로 진행되는 형평성에 어긋난 환경정비 사업 진행과 무주군 행정의 미온적인 민원 처리가 지속된다면 올여름 성수기 종료 후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전북 무주군 구천동계곡에 깔린 돗자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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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는 자치행정과가 주력 부서로, 매년 무주 관내 계곡 및 하천 전체를 아우른 '행락철 기초질서 확립' 추진 계획을 세웠었다. 그리고 관광특구는 관광진흥과가, 관할 구역 관리는 각 읍면의 행정복지센터가, 식품위생 및 쓰레기 대책은 환경과가, 행정대집행 등 도유지 관리는 재무과 등이 분야별로 업무를 배분해, 주요 관광지 상가주민 및 유관단체를 대상으로 계도 및 단속 활동을 펼쳐왔다.
물론, 현재도 부군수를 단장으로 재무과·환경과·하천팀 등 관계부서와 함께 합동추진단을 구성, 구천동다목적광장 내 종합상황실까지 꾸렸지만 '부서 협업'에 있어 한계에 직면한 분위기다.
▲ 전북 무주군 구천동계곡에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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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이 사라진 뒤 처음 맞이한 구천동관광특구의 여름,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 조성' 약속이 자칫 잘못하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또다시 직면한 난제들에 대한 어떠한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관광시설운영팀 관계자는 "식당가 앞 노상주차장 임대, 공유수면 구역 내 편의시설(파라솔 등) 조성 및 가격 기준안 마련, 퍼블릭존 조성 등 여러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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