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낙뢰 1349번, 요란한 '종다리'…공장 불나고 신호등 먹통됐다

최경호, 황희규 2024. 8. 2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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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호 태풍 '종다리'가 지나간 2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로의 한 전신주에서 한전 관계자들이 낙뢰를 맞아 고장난 것으로 추정되는 변압기를 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9호 태풍 ‘종다리(JONGDARI)’가 북상하는 과정에서 광주·전남에서 공장 화재와 신호등 고장 등 피해가 속출했다.

21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종다리가 광주·전남을 지나간 전날 오후 8시쯤부터 이날 오전까지 광주 127회, 전남 1222회의 낙뢰가 관측됐다.

밤사이 집중된 낙뢰로 광주·전남 곳곳에서 피해가 이어졌다. 전날 오후 8시21분쯤 전남 담양군 담양읍 한 양수장(揚水場)에서는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불은 공장 기계실 5㎡와 전선 등을 태우고 진화됐으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낙뢰. 연합뉴스

광주에서도 비슷한 시간대 북구 두암동 서방4거리와 광산구 한 신호등도 가동이 중단되는 등 9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신호등제어기 주변에 낙뢰가 떨어지면서 순간 과부하가 발생해 작동을 멈춘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 종다리는 열대저압부로 세력이 약화됐지만 이날 오전까지 광주·전남에서 총 23건의 크고 작은 피해를 남겼다. 전남 목포시 상동에서는 전날 오후 9시34분쯤 나무가 쓰러지면서 오토바이를 몰던 20대 운전자가 다쳤다. 순천과 고흥·해남·나주·고흥·함평 등에서도 “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며, 무안군 해제면 한 주택에서는 단전 피해가 발생했다.

또 태풍 영향으로 전날부터 전남과 섬을 잇는 여객선은 29개 항로, 40척이 운항을 중단했다. 어선은 2만6900척이 피항했고, 전남 도내 해수욕장 66곳이 모두 일시 폐쇄됐으나 종다리 영향권에서 벗어남에 따라 이날 해제될 예정이다.

제9호 태풍 '종다리'(Jongdari)가 북상 중이던 지난 20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북항 부두에 어선들이 피항해 있다. 뉴시스

전남 전역에 내려졌던 호우주의보도 이날 오전 6시쯤 모두 해제됐지만, 고흥·보성·여수 등 전남 16개 시·군과 흑산도·홍도 등에 내려진 강풍주의보는 오전 10시 현재까지 지속 중이다. 서해남부 전해상과 남해서부 전해상에는 풍랑주의보도 발효 중이다.

태풍 종다리는 지나갔지만 오는 23일까지 광주·전남 곳곳에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광주·전남 예상 강수량은 21일 10~60㎜, 22~23일 이틀간 5~40㎜ 안팎이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는 광양 백운산 93.5㎜, 구례 피아골 91.5㎜, 광주 40.9㎜ 등의 비가 내렸다.

지난해 8월 24일 침수 피해가 난 전남 목포시 석현동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한 시민이 스티로폼 단열재 조각 위에 올라 물웅덩이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만조시간대에 해수면이 높아지는 22일 오전 시간대에 목포·영광·진도 등에서 안전사고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달의 인력이 강해 해수면이 높아지는 만조시간대는 침수·고립 등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대조기인 오는 22일 오전 4시쯤 영광의 해수면은 최고 7.12m, 목포 5.09m, 진도 4.08m까지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광역시=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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