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관광 외화벌이' 노리나…침실 가구∙깃털 사들이는 이유
북한이 지난달 중국으로부터 침실용 가구와 깃털의 수입을 대폭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대규모 숙박시설 조성에 필요한 물품들로 분석되는데, 관광상품을 통한 외화벌이를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소리(VOA)는 21일 중국 해관총서가 최근 발표한 '7월 (북·중) 무역 현황 자료' 세부내용 분석 결과 지난달 북·중 교역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하락한 가운데 의류용 깃털과 침실용 가구의 수입액은 증가해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침실용 가구는 침대 등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며, 깃털은 침구류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으로 북한은 지난달 중국으로부터 약 337만 달러(약 44억원) 규모의 깃털 제품을 수입했다. 이는 전달인 6월 86만 9000달러(약 11억원)에 비해 4배 가까이로 늘어난 수치다. 또 지난달 북한은 침실용 가구 약 201만 달러(26억원) 규모를 중국에서 수입했는데, 이는 올해 1~6월의 월 평균 수입액 127만 달러(약 16억원)를 크게 웃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6일 북한의 주요 관광지인 '명사십리'가 포함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찾아 운영 준비를 지시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중단됐던 공사에 다시 속도를 내라는 메시지였다. 당시 북한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이 현장 동행 간부들과 협의회를 열고 내년 5월까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개업을 목표로 실무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2월부터 러시아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국제여행사인 고려투어도 지난 14일 "북한이 2024년 겨울부터 삼지연과 다른 지역으로의 국제 관광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북한이 관광 활성화에 필수인 대규모 숙박시설 조성을 위해 침실용 가구와 침구류에 활용할 수 있는 깃털의 수입을 늘렸을 개연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남측 시설을 철거 중인 금강산 관광지구나 김정은이 지난달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했던 백두산 관광사업의 거점 삼지연시 건설현장 역시 본격적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당국이 최우선 과제 중 하나인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조성하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추정된다"며 "제재 국면에서도 가능한 외화벌이 수단을 찾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관광 자체는 제재로 금지하는 분야가 아니다. 다만 관광을 통해 '벌크 캐시'(대량 현금)가 북한 정권으로 유입된다면 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 또 여행 과정에서 필요한 보험 제공, 금융 지원 역시 제재 저촉 소지가 있다.
이와 관련, 후루카와 가쓰히사(古川勝久)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위원은 지난 2월 VOA에 "북한과의 무역을 위한 보험 및 기타 형태의 모든 금융 지원 제공은 2016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2321호에 따라 금지돼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관광은 서비스 무역에 포함되며 이에 따라 여행자 보험 등 제공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된다"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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