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체 차박’ 못 참아… 알박기 캠핑카에 특단 조치

최예슬 2024. 8. 2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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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여름 휴가철이 막바지인 가운데 전국 무료 공영주차장과 피서 명소, 유원지에서 캠핑카·카라반 등이 이른바 ‘알박기’로 얌체 차박을 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지난달 정부가 무료 공영주차장에 한 달 이상 장기 방치된 차량을 견인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주차장법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얌체 차박족에 대한 본격 단속에 나섰다.

최근 강원 양양군 남애3리 해수욕장에는 카라반과 캠핑카 주정차 및 취사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이 걸렸다. 마을 주민들은 수년째 카라반과 캠핑카 주차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는 것을 더는 참을 수 없어 행동에 나섰다.

경기 의왕시 부곡체육공원 주차장도 수년 전부터 캠핑용 트레일러들의 주차 문제로 많은 민원이 제기됐다. 캠핑용 트레일러는 일반 차량에 비해 규모가 커 아파트 주차장 이용이 어렵지만 부곡체육공원 주차장은 공간이 넓은 데다 무료 운영돼 캠핑용 트레일러들이 곳곳에 자리 잡았다. 이에 의왕시는 부곡체육공원 주차장을 유료로 운영키로 하고 최근 차단기를 설치했다.

부산에서는 수영만요트경기장 내 무료 운영 주차장을 캠핑카와 트레일러 등 10여대가 장기간 점령하면서 시민 공간을 빼앗고 있다. 부산지역 낙동강생태공원 일대 무료 주차장도 장기간 방치된 차량으로 주민 불편이 커졌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올 초 기준 화명생태공원 15대, 삼락생태공원 9대, 대저생태공원 1대 등 차량 25대가 3개월 이상 주차돼 방치된 상태다. 집계 수치에 잡히지 않는 3개월 이내 장기 주차는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한다.

김해공항과 인접한 낙동강생태공원 주차장에도 장기 방치 차량 문제가 심각하다. 일부 얌체 운전자는 폐차 직전 차량을 ‘알박기 주차’하면서 낙동강관리본부가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경남 창원에서는 성산구 삼귀해안도로 인근에 10대가 넘는 알박기 캠핑카와 카라반 등이 줄지어 방치돼 있다. 당초 이곳은 지역 명소인 삼귀해안도로 인근을 찾는 방문객 편의를 위해 1㎞가 안 되는 도로변에 하얀 실선을 그어 누구나 자유롭게 주차할 수 있도록 했지만 캠핑카 등 차박족 장기 주차만 만연한 상태다. 바다와 인근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이곳 도로변을 캠핑카가 이처럼 장기간 차지하다 보니 주민 불만이 나온다.

지자체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충북 청주시는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무료 공영주차장에 알박기 주차를 하는 캠핑카 등 차주에게 주차요금을 부과한다. 청주시는 장기 주차 방지와 주차장 이용편의 증진을 위해 무료 공영주차장 내 48시간 이상 주차 차량에 주차요금을 부과하기로 하고 ‘주차장 조례 개정안’을 마련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경기 가평군은 무료 운영하던 경춘선 가평역 뒤 공영주차장 54면을 지난달 유료로 전환했다. 이 주차장은 자라섬 등 관광·유원지와 가깝지만 캠핑카 등이 장기·고정 주차하면서 제 기능을 상실한 데다 민원까지 속출하자 이같이 결정했다.

앞서 가평군은 지난 1월에도 사정이 같은 인근 공영주차장 41면을 유료로 변경했다. 이들 주차장은 유료로 전환된 지 일주일 만에 캠핑카 등 고정 주차차량 절반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평군은 다른 무료 공영주차장 2곳도 유료화를 검토 중이다.

의정부시는 지난해 3월부터 시내 공영주차장 2곳 42면을 아예 캠핑카 전용주차장으로 운영 중이다. 무료 공영주차장 등에 장기 주차하는 캠핑카가 늘어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르자 캠핑카 전용 주차장으로 변경하고, 주차료를 일반 주차장의 1.5배 수준으로 부과키로 했다.

캠핑카 알박기 단속을 지난해부터 이어오고 있는 전북 부안군은 최근 단속 수위를 조절 중이다. 주변 상인들은 “캠핑족이 없으면 장사가 되지 않는다”며 지나친 단속을 반대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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