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후원' 연결고리 영세업체, 대통령 관저 공사 2차례 수주
[조선혜, 이종호 기자]
▲ 구글어스로 본 대통령 관저. 빨간색으로 칠한 부분이 45.53㎡(약 13.79평) 확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
ⓒ 오마이뉴스 |
특히 이 영세업체 대표는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대표였던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에 3차례나 후원한 업체인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아래 희림)와 얽혀 있어, 공사 계약에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영세 건축 설계·감리업체인 A사는 지난 2022년 8월 대통령 관저 증축 공사와 관련한 설계·감리 계약을 따냈다. 업체가 용산구청에 관련 설계·감리를 신고한 일자는 같은 해 8월 26일이며, 착공일은 3일 뒤인 29일이다.
이 증축 공사에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2년 5월에는 대통령 관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단독] 대통령 관저 공사, 김건희 여사 후원업체가 맡았다 https://omn.kr/202u5)
당시 이 인테리어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실내건축공사업체 '21그램'과 함께 A사 역시 해당 공사의 설계·감리를 수의계약으로 따낸 바 있다. 그런데 A사가 3개월 후엔 관저 증축 공사에도 다시 참여한 것이다.
이 증축 공사는 대통령 관저 2층 공간을 45.53㎡(약 13.79평) 확장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법인등기가 존재하지 않는 A사는 제대로 된 사무실도 갖추지 못한 영세업체였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A사 사무실은 사실상 '유령 사무실'이었다. 지난 19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해당 건물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여기는) 주소지만 빌려주는 곳이다. 사업자등록을 위해서 (사무실 임대 계약을) 하는 건데, 지금은 그분(A사 대표)이 이곳에 있는지 없는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 법인등기가 존재하지 않는 개인사업자인 A사는 제대로 된 사무실도 갖추지 못한 영세업체였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A사 사무실은 사실상 '유령 사무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
ⓒ 조선혜 |
B사는 2020년 7월 설립됐으므로, B사 대표가 희림에 재직할 당시 코바나컨텐츠 후원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관저 실내 공사 설계·감리 용역과 증축 공사 용역 역시 코바나컨텐츠 후원이라는 인연을 통해 연결됐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내부(인테리어) 공사 당시 설계·감리를 맡았던 개인사업자가 증축 공사 계약까지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대표를 지낸 '코바나컨텐츠'에 3차례나 후원한 업체인 '희림'이 연결고리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
ⓒ 용산구청 |
그러나 약 13.79평 규모의 증축 공사를 일주일 내에 완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건설 자문을 전문으로 하는 전홍규 변호사(법무법인 해랑)는 "관급공사에 참여할 경우 낙찰 이후 준비에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시공뿐 아니라) 설계·감리의 경우에도 최소 한 달 정도는 소요된다"며 "만약 긴급 입찰이었다 하더라도 일주일 내에 모든 게 마무리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가급' 국가중요시설인 대통령 관저의 공사 설계를 2차례나 법인등기도 없는 영세업체에 맡긴 것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전 변호사는 "대통령 관저는 테러 문제에 굉장히 예민할 수밖에 없는 국가 중요 시설이고, 이에 대한 설계는 당연히 안보와 직결돼 있다"면서 "관저 설계 관련 정보를 관리하는데 대기업보다 영세업체가 훨씬 취약하기 때문에 공사를 맡긴 것 자체가 부적절해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오마이뉴스>는 대통령 관저 증축 공사 계약 경위 등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A·B사와 대통령실에 각각 수 차례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 14일, 참여연대가 2022년 10월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 과정에서 직권남용, 특혜 의혹을 조사해달라며 국민감사를 청구한 내용에 대해 뚜렷한 이유 없이 1년 10개월 동안 감사기간을 7번째 연장해 사실상 감사 포기 선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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