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알라딘’ 초연… 요정 지니가 스탠드업 코미디언 같은 이유는?
작곡가 알렌 멘켄과 연출가 케이시 니콜로, 한국 언론과 화상 간담회
“지니를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알라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지니와 알라딘의 브로맨스거든요. 그래서 최첨단 기술로 지니를 변신시키는 대신 관객들을 웃기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처럼 설정했습니다.”
오는 11월 디즈니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알라딘’의 한국 초연을 앞두고 연출가 겸 안무가 케이시 니콜로가 20일 서울 중구 CGV명동역시네라이브러리에서 화상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상징하는 램프의 요정 지니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뉴욕 브로드웨이 뉴암스테르담 시어터에 모인 오리지널 창작진과 한국 취재진 사이에 원격으로 이뤄진 기자간담회에는 니콜로 외에 작곡가 알란 멘켄, 디즈니 시어트리컬 그룹의 총괄 프로듀서 앤 쿼트가 함께했다.
멘켄은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포카혼타스’ ‘라푼젤’과 뮤지컬 ‘리틀 숍 오브 호러스’ ‘뉴시즈’ 등 수많은 작품의 음악을 작곡한 거장이다. 미국에서 공연, 대중음악, 영화, 방송 분야를 대표하는 토니상, 그래미상, 오스카상, 에미상을 모두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멘켄과 호흡을 맞춘 니콜로는 브로드웨이에서 ‘북 오브 몰몬’ ‘스팸어랏’ 등 여러 뮤지컬에서 연출 또는 안무로 명성이 높다. 그리고 쿼트는 ‘누시즈’ ‘알라딘’ ‘미녀와 야수’ ‘겨울왕국’ 등 디즈니 시어트리컬 그룹이 제작한 뮤지컬의 공동 프로듀서로 해외 라이선스 공연까지 총괄한다.
뮤지컬 ‘알라딘’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1992년 개봉한 동명 애니메이션을 2011년 무대화한 작품이다. 뮤지컬에는 ‘프라우드 오브 유어 보이’(Proud of Your Boy)와 ‘디즈 팰러스 월즈’(These Palace Walls) 등 원작에 없는 8개의 넘버가 새롭게 추가됐다. 그리고 지니가 부르는 ‘프렌드 라이크 미’(Friend Like Me)가 스윙 버전으로 만들어지는 등 여러 곡이 새롭게 편곡됐다. 멘켄은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만든 곡을 똑같이 쓰고 싶지 않아서 뮤지컬로 만들 때 항상 새로운 요소를 넣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뮤지컬에는 원작 애니메이션에 없는 알라딘의 세 친구가 조력자로 등장한다. 그리고 램프의 요정인 지니를 무대에 구현하면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처럼 만든 것도 새로운 변화다. 쿼트는 “알라딘과 지니의 유대관계가 중요하다. 무대에서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면 그런 단단하고 인간적 유대관계를 느끼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케이시도 “우정으로 맺어진 알라딘과 지니는 서로에게 선물을 준다. 알라딘은 지니에게 자유를 주고, 지니는 알라딘에게 힘을 준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알라딘’은 초연 이후 지금도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4개 대륙 11개 프로덕션에서 2000만명 넘는 관객을 불러모았다. 멘켄은 “뮤지컬이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음악, 재치있는 연출, 화려한 무대 등이 어우러져 감동과 재미를 주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또 니콜로는 “1992년 애니메이션을 본 관객들이 다시 뮤지컬을 보러온다. 뮤지컬을 보며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11월 22일부터 내년 6월 22일까지 서울 샤롯데 극장에 오르는 한국 프로덕션은 브로드웨이 원작 뮤지컬을 변형 없이 그대로 무대에 올리는 레플리카 방식으로 이뤄진다. 쿼트는 “브로드웨이와 똑같은 의상, 무대효과가 한국에서 구현된다”면서 “특히 마법의 양탄자를 브로드웨이와 똑같이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한국판 주역으로는 알라딘 역에 김준수·서경수·박강현, 지니에 정성화·정원영·강홍석, 자스민은 이성경·민경아·최지혜가 캐스팅됐다. 니콜로와 쿼트는 한국에 와서 캐스팅을 직접 했다. 니콜로는 “오디션에서 한국에 뛰어난 배우들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 배우들의 역량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각자 에너지와 개성을 선발 기준으로 삼아 출연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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