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우리가 싸울 때 우리는 이긴다”

美 민주 전당대회 첫날 깜짝 등장
바이든 “나는 최선 다했다” 눈물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막한 19일(이하 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을 마친 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2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한다. AFP연합뉴스

“우리가 싸울 때 우리는 이긴다.”(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미국이여, 나는 당신에게 최선을 다했다.”(조 바이든 대통령)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을 올린 19일(현지시간)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 깜짝 등장한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선거 슬로건을 외치자 대의원들은 약속한 것처럼 화답하며 열광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해리스만큼이나 환호를 받으며 등장해 자신의 유산을 이어갈 적임자로 해리스를 지목했다. 바이든은 50년 정치 여정을 마무리하는 고별사 같은 연설을 한 뒤 해리스에게 ‘횃불’을 넘겨줬다.

해리스는 이날 예정에 없이 무대에 올라 인사했다. 그는 짧은 연설에서 바이든에게 먼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놀라운 바이든 대통령을 축하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싶다”며 “당신의 역사적인 리더십과 국가를 위한 평생의 봉사, 앞으로도 계속할 모든 일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11월 대선에 대해 “모든 배경에서 온 사람들이 한목소리로, 한 국민으로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첫날은 해리스의 대관식이자 바이든의 작별 무대처럼 연출됐다. 딸 애슐리의 소개를 받고 연단에 오른 바이든은 눈물부터 훔쳤다. 대의원들이 모두 일어나 ‘우리는 조를 사랑한다’는 팻말을 들고 “생큐 조”를 연호하자 감격한 듯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바이든은 “감사하다. 나도 사랑한다”고 말한 뒤 연설을 시작했다.

바이든은 “민주주의를 지킬 준비가 됐나. 해리스를 대통령으로 뽑을 준비가 됐나”고 물으며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재임 성과를 강조하며 “여러분 덕분에 우리는 역대 가장 놀라운 4년을 보냈다. 여기서 우리는 카멀라와 저를 뜻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해리스에 대해 “그녀는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나는 해리스와 (부통령 후보) 팀 월즈 캠프에서 최고의 자원봉사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도 직격했다. 바이든은 미국이 실패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완전히 틀렸다”며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 대신 검사(해리스)를 오벌오피스(백악관 집무실)로 보내면 범죄는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49분 정도 이어진 바이든의 연설은 고령 논란이 무색할 정도로 활력이 넘쳤다.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이 전쟁을 끝내자”고 말하면서 단상을 손으로 힘껏 내려치기도 했다. 연설을 마친 바이든은 해리스와 포옹한 뒤 그의 손을 잡아 올렸다.

시카고=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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