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의 심리만화경] 왼쪽 얼굴을 찍어 주세요
사진이 기록이 되는 이미지 시대. 어떤 모임에서든, 제일 마지막엔 기념 촬영이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보이지 않는 전쟁이 일어난다. 바로 위치 전쟁!
첫 번째 위치 전쟁은 얼굴 크기와 관련 있다. 핸드폰과 가까이 있을수록 내 얼굴의 크기는 확장을 거듭하게 되니, 최대한 멀리 있어야 한다. 얼굴이 큰 친구의 옆자리는 대비 효과를 노리는 사람들의 경쟁이 치열한 명당자리이다.
그리고 두 번째 위치 전쟁은 각도와 관련이 있다. 양쪽 얼굴의 생김새가 조금씩은 다르다 보니, 본인의 마음에 더 드는, 더 자신 있는 쪽의 얼굴이 있기 마련이다. 기왕 찍을 사진, 자신 있는 쪽의 얼굴로 찍히기 위해 위치를 잡는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보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데에 있다. 많은 사람은 자신의 왼쪽 얼굴을 더 선호한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왼쪽 얼굴이 더 매력적이라고 보고한 연구는 꽤 많다. 한쪽 얼굴이 더 잘 보이도록 비틀어 앉아 찍은 사진들의 매력을 평정하도록 했더니, 왼쪽 얼굴이 노출된 사진들을 더 매력적이라고 했다. 또 한 사람의 얼굴을 반으로 나눈 다음, 반쪽 얼굴과 그 반쪽을 좌우 반전시킨 얼굴을 합쳐 전체 얼굴을 만들었다. 그렇게 왼쪽 얼굴로만, 또 오른쪽 얼굴로만 만든 얼굴에 대해 매력도 평정을 했더니, 역시나 왼쪽 얼굴이 더 매력적이라고 했다.
이는 표정과 관련 있다고 한다. 뇌의 좌뇌와 우뇌는 각자 역할이 다르다. 표정과 관련된 일은 우뇌에서 담당하는데, 우뇌는 왼쪽 몸을 담당하니 왼쪽 얼굴의 표정이 더 잘 나와서, 매력도를 올려준다.
그러니 왼쪽 얼굴을 사수해야 한다. 가장 유명한 그림인 모나리자에서도 왼쪽 얼굴이 잘 보이도록 몸을 비틀고 있지 않은가?
그깟 사진 한장 찍는데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냐고 말할 수도 있다. 그래도 흑역사를 남기는 것보다는, 나의 이미지를 좋게 기록하고 전달하는 것이 이미지 시대의 덕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훈 한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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