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은 그 자체로 하나의 수수께끼다. 모든 이가 맞이하나, 누구도 그 끝을 알지 못한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죽음의 현장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유품정리사 김새별 작가입니다. 오늘 더중앙플러스는 그가 끝내 풀지 못한, 온통 의문투성이였던 그날의 기억들을 전해드립니다.
매일 반복되는 쳇바퀴 속 인생의 헛헛함을 느끼신다면,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30)'을 통해 삶의 작은 깨달음을 얻어가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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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왜 여성인 것을 숨겼을까
지난해 여자 펜싱 전 국가대표 선수의 재혼 소동으로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재혼 상대가 재벌 3세의 연하남이라고 알려졌으나, 사기 전과 추문이 터지고 성별 논란까지 불거졌다. 결국 상대가 주민등록상 27세 여성으로 밝혀지며,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김새별 작가는 이 사건을 접하며 그가 20여년 전 장례지도사 시절 겪었던 일을 떠올렸다.
서울 노원구의 한 노래방이었다. 전날 단골인 남자 셋이 2차로 노래방에 왔고, 그중 한 명이 다음 날 청소 도중 발견된 것이다. 소파 뒤 가려진 틈에 잠든 것처럼 말이다.
외견상 타살 흔적이 없어 경찰 입회하에 시신을 수습하기로 했다.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옮겨 영안실 안치 전 기본적인 '염' 작업을 했다. 고인은 남성용 사각속옷을 입고 있었는데, 이를 수습하던 작가는 충격에 빠졌다.
"형사님, 빨리요! 여자예요" "무슨 소립니까?" "시신이요. 남자가 아니고 여자라고요!"
노래방 사장도 가게에 자주 오던 단골 남성이라고 확신했는데 현장에 있던 모두 혼란에 빠졌다. 함께 자주 술을 마시며 어울렸던 지인들조차도 "그 형이 여자였다고요?" 되물었다고 한다.
어쨌든 사건은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유가족의 요청으로 유품까지 정리하게 됐다. 고인의 집은 6평 남짓한 작은 원룸이었는데, 누가 봐도 남자 혼자 사는 집이 분명했다. 서랍 속의 속옷도, 옷가지도 모두 남성용이었다. 그 흔한 립스틱도 없었다.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메모나 일기 한 장조차도.
고인은 왜 여자인 걸 숨겼을까.
누구처럼 여성인 것을 숨기고 타인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니, 절대 비난할 이유는 없다. 다만, 김 작가는 묻고 싶었다고 한다. 그간의 삶이 괜찮았는지, 외롭진 않았는지. 기대하지 않으면 상처받지 않는다지만, 정말 상처받진 않았는지.
남성으로 살다간 단출한 유품에선 어떤 진심도 읽어낼 수 없었다. 아무도 모르게 잠깐 왔다가 사라질 인생이라고 생각했을까. 그 삶과 죽음이 무엇이었는지는 물을 수도, 풀 수도 없게 됐다. 그 혹은 그녀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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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 찾고싶다" 이혼 1년 뒤 떠난 아내
"이럴 거면 다시 돌아왔어야지..."
전 남편은 울부짖었다. 20대 중반에 이른 연애결혼을 하고, 연년생 아이 둘을 낳고 살던 40대 중반의 부부.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됐을 무렵 아내는 갑작스레 이혼을 요구했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을 위해 살아보고 싶다는 아내의 완강한 뜻에 이혼한 지 1년.
아내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돌연사였다. 유품 현장에선 상당한 양의 우울증 약이 발견됐다. 이제 막 꿈꾸던 삶을 시작했는데 무엇이 그토록 우울하게 만들었을까, 가족과의 삶이 그리웠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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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 할머니의 골목길 죽음
서울 구의동의 어느 할머니 이야기다. 쪽방촌에 방 세 칸을 가졌지만, 한겨울에 골목길에서 잠을 청했다고 한다. 도대체 왜? 방문을 열자 의문은 풀렸다. 천장까지 덮친 쓰레기에 사람이 누울 공간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왜 이렇게 쓰레기를 모았던 걸까. 자식들도 있었는데 왜 어머니를 그냥 둔 걸까.
유품정리사는 숱한 이들의 인생을 ‘지운다’. 그러나 유일하게 그러지 못한 현장이었다. 끊임없이 쓰레기를 토해낸 방, 고인의 유품을 구분할 길이 전혀 없었다. 사람이 살았는데, 처음으로 인생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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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화장실을 선택하는 이유
50대 강북 남성, 50대 강남 여성.
서로 얼굴도 모르고, 아무 상관없는 이 두 사람의 죽음이 쌍둥이처럼 닮았다. 코로나19로 가게가 망하고, 대출 이자는 빚더미처럼 쌓였다. 그들은 결국 죽음을 '선택'했다. 동일한 방법으로 동일한 장소에서.
유품정리사는 말한다. '고독사'라는 것이 알려진 뒤로 사람들이 방이 아닌 화장실을 택하기 시작했다고. 아마도 늦게 발견될 것을 우려한 그들의 말 없는 '배려'라고나 할까. 그 참혹한 현장이 민폐가 될까봐, 밀폐된 공간에 청소도 쉬워 보이는 공간을 찾는 것 같다고.
인생에서의 마지막 선택, 그 순간까지도 가족·지인 혹시 모를 누군가를 배려했나보다. 지독히도 슬프고 외로웠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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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 속 노모, 처참했던 3주
누군가는 가족이 없고, 돈이 없을 때만 외로운 마지막을 맞이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어느해 2월. 매서운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때였다. 80대 장모님의 고독사 현장을 정리해 달라는 사위의 전화 한 통. 아파트는 넓었다. 혼자 살던 노인은 반신욕을 하고 일어서다 욕조에서 변을 당한 듯 했다. 욕조에 물이 가득찬 채로 말이다….
3주의 시간이 흐를 동안 고인은 욕조에 잠겨 있었다. 21일이나 물속에 갇힌 채, 더는 짐작조차 하기 싫었다.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었던 걸까. 자식들은 3주 동안 뭘 한 걸까. 대체 그 가족에겐 어떤 사정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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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이 많든 적든 가족이 있든 없든, 우리는 우리의 마지막 순간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삶을 굳건히 지탱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떠나간 이들의 남은 이야기가 더 궁금하시다면 '더중앙플러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치매母 옥탑방 수습해달라" 난 욕지거리 뱉을 뻔 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1533
남친과 절친의 ‘잘못된 만남’…바퀴벌레 속 그녀의 일기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4338
아빤 6년 만에 고독사했다, 엄마 이혼시킨 두 딸의 고백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5891
한여름, 어느 의사의 고독사…친형은 외제차 타고 나타났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287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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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