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문턱 넘은 유한 '렉라자' …'글로벌 블록버스터' 도약할까
국산 항암제의 첫 FDA 허가 사례
'표준치료제' 타그리소 대비 위험 30% 줄여
연내 美 출시 전망…J&J "병용요법 연 매출 7조 이상 기대"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가 항암제 개발사를 새로 썼다. 국내에서 개발된 암 치료제 중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성공했다.
존슨앤드존슨(J&J)은 20일(현지시간) FDA로부터 렉라자(미국명 라즈클루즈)와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이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J&J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EGFR 변이 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된 타그리소 대비 우월성이 입증된 최초이자 유일한 다중표적이자 화학요법이 없는 병용요법이 됐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J&J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올해 안에 연내 미국 시장에 출시할 전망이다. J&J는 2018년 12억55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에 렉라자를 기술 도입했는데 앞으로 두 약의 병용요법이 연간 50억달러(약 6조772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한양행도 이번 병용요법 허가로 8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을 수령할 전망이다. 향후 제품 판매가 본격화하면 최소 10% 이상의 제품 판매 로열티도 받게 된다. 렉라자 단독요법은 지난 1월부터 국내 폐암 환자의 치료를 위해 처음으로 쓰이는 약물치료(1차 치료)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며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특히 이번 승인은 한국에서 개발된 암 치료제가 FDA 승인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 던지는 메시지도 클 전망이다. 앞서 한미약품의 롤론티스가 승인받기도 했지만 근본적 항암보다는 항암 부작용을 치료하는 약이고, HLB의 리보세라닙이 렉라자에 앞서 도전장을 던졌지만 실패해 현재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폐암은 전 세계 암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매년 세계에서 18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특히 이 중 비소세포폐암으로 사망하는 비율은 80~8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암세포는 환자 면역 체계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다양하게 변이하는데, 폐암에서 일어나는 변이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가 대표적이다. 서구 폐암 환자의 최대 15%, 아시아 환자는 40% 정도가 EGFR 변이를 보인다. 렉라자와 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그리소는 EGFR 변이 암세포만 찾아 죽이는 표적항암제로 개발됐다.
이번 승인은 지난해 10월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공개됐던 '마리포사' 임상 결과에 근거해 이뤄졌다. 이 임상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기존의 EGFR 변이 폐암 표준 치료제인 AZ의 타그리소 대비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줄이는 효과를 냈다. 항암제 효능 평가의 핵심 지표 중 하나인 무진행 생존 기간(PFS) 중앙값 기준으로는 23.7개월로 타그리소만을 복용한 환자의 16.6개월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J&J와 유한양행은 이처럼 임상에서 기존의 표준 치료법인 타그리소를 넘어서는 결과를 확인한 만큼 이번 요법이 계열 내 최고 약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두 약의 병용요법은 일반적인 EGFR 변이 환자뿐만 아니라 뇌 또는 간 전이나 또 다른 특수 변이가 나타나는 등의 일부 고위험 환자에게서 더 좋은 효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제니퍼 타우버트 J&J 제약부문 부사장은 “30년 이상의 종양학 혁신을 바탕으로 우리는 수년간 생존율이 정체된 분야에서 동급 최고의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며 “리브리반트와 렉라자의 병용요법은 진행성 1차 치료 환경에서 새로운 기준을 확립했으며 화학요법 없이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요법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렉라자의 FDA의 승인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유한양행 연구개발(R&D) 투자의 유의미한 결과물” 이라며 “이번 승인이 종착점이 아닌 하나의 통과점이 돼 R&D 투자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 신약 출시와 함께 유한양행의 글로벌 톱 50 달성을 위한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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