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빌게이츠’ 호화요트에 승선했던 금융회사 회장, 변호사도 실종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앞바다에서 호화요트가 침몰해 ‘영국의 빌 게이츠’로 불리던 정보기술(IT) 기업가 마이크 린치(59) 전 오토노미 창업자와 딸(18)이 실종된 가운데 이들과 함께 승선했다가 실종된 이들의 면면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2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2명을 태웠던 56m 길이 범선 ‘베이지안’호가 전날 오전 5시 침몰하면서 요리사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명단엔 조나단 블루머 모건 스탠리 인터내셔널 회장 부부, 로펌 클리포드 챈스의 변호사 크리스 모빌로 부부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머 회장은 오토노미의 감사위원회를 이끌었고, 모빌로는 린치를 오랫동안 대리했다.
승무원 10명을 제외한 탑승객 12명은 린치가 2011년 휴렛패커드에 오토노미를 110억 달러(약 14조원)에 매각할 당시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는 혐의에서 최근 벗어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었다. 실종자 6명 외에 보트 소유자인 린치의 아내 안젤라 바카레스 등 15명은 탈출에 성공했다.
사고 원인은 해안에 정박 중 토네이도의 일종인 물기둥에 갇힌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항해용 슈퍼요트 중 하나가 강풍으로 침몰했다. 높은 돛대가 있는 보트는 바람에 노출된 표면적이 많아 폭풍우에 뒤집힐 수 있다”며 “현대적인 요트가 충돌이 아닌 악천후로 급격하게 침몰하는 것은 극한 기상 현상이 빈번한 가운데 해양 안전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보도했다.
병원 청소부→14조원 회사 매각
린치의 인생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일랜드계 부모 아래에서 태어난 린치의 첫 직업은 병원에서 바닥을 청소하는 일이었다. 그러다 16세 때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든 그냥 하자”고 생각했고, 이후 케임브리지대 크라이스트 칼리지에 진학해 자연과학을 공부했다. 디지털 데이터 신호 처리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음악 샘플링 장치를 설계하는 스타트업을 거쳐 1996년 소프트웨어 회사 오토노미를 설립했다.
한때 영국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로 불렸던 이 회사는 2011년 휴렛패커드에 매각됐고 1년 후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는 혐의로 시작된 소송이 12년간 지속됐다. 린치는 사기 혐의로 미국으로 송환돼 샌프란시스코에서 1년 넘게 가택연금되기도 했다.
그러다 변호인이 린치를 사기 혐의의 핵심인 회계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거시적인 기술 전략가로 묘사한 것이 주효해 린치는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 법원에서 15개 혐의에 대해 배심원단에게 무죄를 선고받았다. 린치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잘못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을 지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언론은 오토노미의 재무 임원을 지냈고, 린치와 같이 사기 혐의를 받다 함께 무죄를 선고 받은 스티브 체임벌린도 침몰사고 이틀 전 차에 치여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차량 운전자인 49세 여성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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