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치료제 '엔허투', 유방암 적응증 넓혀간다… HER2 초저발현 암에도 쓸까

정준엽 기자 2024. 8. 2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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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체-약물접합체 '엔허투'가 유방암서 적응증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사진=한국다이이찌산쿄 제공
유방암 치료제로 쓰이는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가 HER2 저발현과 초저발현 유방암으로도 적응증을 넓혀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가 발굴하고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 개발·상업화 중인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 성분의 HER2 표적 DXd(데룩스테칸) 항체-약물접합체다. 항체-약물 접합체는 항체의 특정 부위에 독성 약물을 결합한 항암제 기술로, 항암 효과와 효능은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유럽서 HER2 저발현·초저발현 유방암 치료제로 심사 개시
먼저 유럽의약품청(EMA)은 엔허투를 HER2 저발현·초저발현 유방암 치료제로 심사한다. 다이이찌산쿄는 EMA가 이전에 전이성 환경에서 한 가지 이상의 내분비요법을 받은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HER2 저발현·초저발현 성인 유방암 환자의 치료를 위한 단독요법으로 엔허투의 승인 변경 신청을 접수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다이이찌산쿄에 따르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면서 HER2 음성인 유방암의 약 60~65%는 HER 저발현이며, 추가로 25%는 HER2 초저발현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HER2 초저발현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된 치료제는 없다.

허가 신청은 임상 3상 시험 'DESTINY-Breast06'의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임상에서 엔허투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화학요법 대비 38% 줄였다. HER2 초저발현 환자의 경우에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화학요법 대비 22% 감소시켰다. 임상에서 엔허투의 안전성은 이전에 진행된 유방암 임상시험과 일관됐으며,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이이찌산쿄 켄 다케시타 글로벌 연구개발 총괄은 "이번 허가 신청은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에 대한 엔허투의 기존 적응증을 기반으로 한다"며 "허가가 확대된다면 초기 질병 환경과 HER2 초저발현 환자를 포함한 광범위한 환자군에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서도 혁신 치료제 지정…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 바꿀 것"
또 다이이찌산쿄는 엔허투가 같은 날 미국에서 동일한 적응증으로 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앞서 전이 단계에서 2가지 유형의 내분비 요법제 중 하나를 사용해 치료한 적이 있거나 ▲1차 치료제로 내분비 요법제+CDK4/6 저해제 병용요법을 시작한 후 6개월 이내에 종양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나 한 가지 내분비 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했거나 ▲보조 내분비 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시작한 후 24개월 이내에 종양이 진행된 경우다.

앞서 엔허투는 이번 적응증을 제외하고 3건의 전이성 유방암을 포함해 총 7번 혁신 치료제로 지정된 바 있다. 전이성 유방암 이외에는 HER2 양성 전이성 고형암, HER2 양성 전이성 직장결장암, HER2 변이 전이성 비소세포 폐암, HER2 양성 전이성 위암에 대해 혁신 치료제로 지정됐다.

혁신 치료제 지정 프로그램은 FDA가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되고 있는 잠재적 신약의 개발과 심사절차를 가속화하고, 충족되지 못한 의료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이미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에 비해 임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입증된 경우에 한해 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는다. FDA의 혁신 치료제 지정은 EMA의 허가 심사 때와 마찬가지로 'DESTINY-Breast06' 임상 시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다케시타 연구개발 총괄은 "엔허투가 적응증 확대 승인을 받을 경우 다시 한 번 일부 유방암 환자들에 대한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며 "이는 기존 요법의 한계를 넘어서고, HER2 기반 요법제의 사용이 적합한 환자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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