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은 쭉쭉 오르는데… 폭락 전으로 못돌아온 한국 증시

장은현 2024. 8. 2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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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글로벌 증시의 '블랙 먼데이' 이후 한국 증시의 회복 속도가 미국과 일본 증시에 비해 더디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하락분을 만회한 후 추가로 상승하고 있고, 일본 증시도 이달 초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 증시의 회복세가 더딘 이유로 내수 부진 우려와 한국 증시의 체질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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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글로벌 증시의 ‘블랙 먼데이’ 이후 한국 증시의 회복 속도가 미국과 일본 증시에 비해 더디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하락분을 만회한 후 추가로 상승하고 있고, 일본 증시도 이달 초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내수 부진 우려가 커진 국내 상황과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증시의 특징이 격차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83% 오른 2696.6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2699.74로 장을 시작해 한때 2700선을 터치했지만 이후 상승 폭을 줄이며 2690대에 머물렀다.

지난 1일 2777.68을 기록한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5일 2441.55까지 내려갔다.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락 전 2700선을 좀처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반면 뉴욕 증시는 하락분을 모두 만회하고 추가 상승 중이다. 전날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7% 상승한 5608.25로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8거래일 연속 상승해 올 들어 최장 기간 연속 상승 기록도 달성했다. 국내 연구기관인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증시 폭락 이후 2주 만에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됐고 주가도 8월 초까지의 하락 폭을 대부분 만회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증시도 빠르게 이전 주가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 16일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4% 오른 3만8062로 마감해 11일 만에 증시 폭락 이전 수준인 3만8000선을 넘어섰다. 16일 상승 폭은 4년여 만에 최대 상승이었다. 저점을 찍었던 지난 5일 종가(3만1458.42)보다는 21% 올랐다. 20일 닛케이지수는 3만8062.92를 기록하며 3만8000선을 넘었다.

한 시민이 20일 일본 도쿄에서 증시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 증시의 회복세가 더딘 이유로 내수 부진 우려와 한국 증시의 체질을 언급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증시 폭락 이후 미국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를 해소하는 지표들이 여러 개 발표됐다”며 “증시 낙폭이 컸던 일본의 경우엔 6월 실질임금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 오르면서 27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비교하면 한국은 지난해보다는 성장률이 좋지만 내수 부진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에서 외부의 불안 요인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일본과 미국의 회복세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전자산 수요가 큰 상황에서 한국 주식 시장이 미국과 일본보다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투자자들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데, 한국 증시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지 않다는 얘기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일본은 엔화 자체가 안전자산이고, 미국은 한국보다 주가 변동성이 적다”고 말했다.

한국증권학회장인 이준서 동국대 교수는 “수출 중심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 체제에서 미국의 금리 방향에 대한 명확성이 확보되지 않아 미국과 일본 증시의 회복분에 비해 3~4% 포인트 밑도는 것 같다”면서도 “한국 주식시장이 하락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을 감안하면 대부분 회복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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