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대신 베트남 전래동화 봉방~” 제품명도 맛도 현지에 맞춤… 식품업계, 내수 부진 딛고 해외서 해답

이다연 2024. 8. 2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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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의 벽에 부닥친 식품업계가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제품 이름부터 맛까지 현지에 맞춘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세계화+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오리온은 베트남 현지에서 '참붕어빵'을 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중국 초코파이의 현지 제품명은 '하오리요우(좋은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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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베트남 법인 ‘봉방’(Bống Bang) 제품 이미지. 오리온 제공.

내수 부진의 벽에 부닥친 식품업계가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제품 이름부터 맛까지 현지에 맞춘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세계화+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올 상반기 지난해보다 더 좋은 실적을 발표한 식품기업은 대부분 글로컬라이제이션에 성공한 곳이었다.

오리온은 베트남 현지에서 ‘참붕어빵’을 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제품명은 ‘봉방(Bống Bang)’이다. 착한 언니를 돕는 물고기를 그린 베트남 전래동화 ‘떰캄’을 모티브로 한 노래 ‘봉봉방방’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오리온은 붕어빵과 유사한 길거리 음식 ‘타이야끼’와 물고기 모양 아이스크림이 대중적인 간식이라는 점에 주목해 제품 출시를 결정했다고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은 2분기 매출 1조4677억원, 영업이익 2468억원으로 각각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해외 법인의 역할이 컸다. 오리온 중국과 베트남 법인의 영업이익이 각각 23.1%, 16.2% 늘었다. 중국 초코파이의 현지 제품명은 ‘하오리요우(좋은 친구)’다. 오리온 중국 법인은 지속적으로 ‘하오리요우, 좋은 친구’라는 슬로건을 홍보했다. 오리온은 1993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에서 11개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오리온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64%다. 초코파이는 물론 오!감자, 카스타드 등 9개 제품은 지난해 한국과 중국, 베트남, 러시아에서 합산 매출액이 모두 1000억원을 넘어섰다.

롯데웰푸드의 경우 2분기 매출은 1조4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지만 글로벌 매출은 5.6% 증가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월 첫 번째 빼빼로 해외 생산 기지로 인도를 낙점하고, 현지 법인 ‘롯데 인디아’ 하리아나 공장에 약 33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롯데 관계자는 “현지의 식문화와 기후에 따른 취식 환경 등을 반영한 빼빼로 제품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 CJ제일제당 역시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이 1조3244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프랑스와 헝가리에 새 사업·생산법인을 설립했다.

스낵 이외에 김치나 두부 등의 식품도 꾸준히 현지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김치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대상의 종가는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을 위한 ‘마일드 김치’와 젓갈이 없는 버전을 출시했다.

9년 연속 미국 두부시장 점유율 1위인 풀무원은 미국 시장에서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콩냄새를 없애고 소스를 넣어 구운 다양한 시즈닝 두부 등을 개발하는 등 해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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