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적극 찍겠다" 사격 김예지, 마음 바꾼 이유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인 김예지(32·임실군청)가 20일 “훈련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예지는 이날 ‘제54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가 열린 전남 나주 전남국제사격장 기자회견에서 ‘연기에 도전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이날 광고, 드라마 등에 적극적으로 출연해 사격이 인기 종목으로 발돋움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김예지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은 데 대해 “사격에 좀 더 많은 관심을 끌어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예지는 지난달 28일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태극마크가 그려진 흰색 야구 모자와 사격용 조준경·눈가리개를 착용한 채 무표정으로 턱을 치켜드는 듯한 모습이 이목을 끌면서 ‘한국의 존 윅(전설적인 킬러가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 제목이자 주인공의 이름)’, ‘SF 암살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 경기 영상이 재소환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영상 속 김예지는 검은색 야구 모자를 거꾸로 쓴 채 무심한 표정으로 사격하는데, 세계신기록을 세우고도 무표정한 모습으로 총을 내려놓는 모습에 전 세계가 열광했다. 이 영상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극찬하는 댓글을 달았다. 그는 “액션 영화에도 사격 세계 챔피언이 나온다면 멋질 것 같다”며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 연기는 필요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예지는 미국 NBC가 선정한 파리 올림픽 10대 화제성 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김예지는 사격 외 분야로의 진출에 대해 선을 그었다. 김예지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일‘존 윅’ 같은 영화에 저격수 역할로 카메오 출연 제안이 들어온다면 어떨 것 같나’라는 질문에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TV 출연 요청도 받았지만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사격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은 사격 선수로서의 김예지를 보고 싶어하지, 다른 버전의 날 원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김예지는 사격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적극적으로 각종 광고, 드라마, 영화 등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예지는 이날 “예능은 물론 게임회사, 미국 기업의 광고 등도 들어온 걸로 안다”며 “훈련과 경기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촬영할 계획이고 (영화와 드라마 등도) 해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찍게 되면 국민 여러분이 사격 선수가 이런 것도 하네, 하고 사격에 좀 더 많은 관심을 주실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기대했다.
이어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며 “운동만으로 기록을 내고 사격을 알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격 같은 비인기종목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다고 해도 ‘반짝’ 인기일 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내 이름은 잊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게 사격 꼬리표가 계속 붙어 다닌다면, 사격을 계속 기억해주시지 않을까요?”라며 자신이 방송 활동을 하면 사격을 대중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거라고 봤다.
이날 김예지는 22일로 예정된 대회 10m 공기권총 경기를 마친 뒤 일정으로 “23일엔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의 화보를 촬영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경기에 방해되지 않는 일정이라 하기로 한 것”이라고 광고 촬영 계획을 직접 밝혔다. 광고·영화 촬영에 대해 일각에서 쓴소리도 나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내가 쏜 거니 어쩔 수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 변명할 생각은 없다”며 “그냥 내가 더 잘 쏘면 된다”고 말했다.
김예지는 사격선수로서의 본업에 소홀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강조했다.
김예지는 “제 목표는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2년 뒤 아시안게임이다”며 “그리고 4년 뒤 LA 올림픽에서 매번 나를 뛰어넘는 것이다. 내 목표는 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대회에서 신기록을 세웠지만 이렇게 관심을 받아본 적은 처음”이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많은 분들이 저 때문에 희망을 얻고 있다거나 사격에 관심이 생겼다고 할 때 뿌듯하고 나로 인해 이들이 희망과 원동력을 얻는다는 것에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예지는 자신의 매력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지만, 카리스마가 있다고 한다. 정말 그런가요? 저 되게 매력이 있는 사람인가 봐요”라며 농담을 하기도했다.
지난 9일 기자회견 중 실신한 것과 관련해선 “지금은 몸 상태가 굉장히 나아졌다”며 “보다시피 오늘 대회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과로 때문에 몸에 무리가 왔었다”며 “저도 쓰러진 게 처음이라 깜짝 놀랐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 정도로 내가 열심히 했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제54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 여자 일반부 25m 권총 본선에서는 590.0점으로 대회신기록을 세웠으나 결선에서는 4위(23점)를 기록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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