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잘 안 나는 LFP배터리… 한국은 2026년에야 양산 가능

백재연 2024. 8. 2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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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논란 이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인천 청라 지하주차장 화재 당시 불이 났던 차량에 탑재된 것도 LFP가 아닌 NCM배터리였다.

SK온도 이르면 2026년 전기차용 LFP배터리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LFP배터리의 주행거리가 NCM배터리에 비해 짧다는 부정적 인식도 전기차 대중화와 함께 개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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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논란 이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으로 분류되는 삼원계(NCM) 배터리보다 수요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2026년에야 LFP 배터리 양산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LFP 배터리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한국도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저가 제품인 LFP배터리가 각광받고 있다. LFP배터리에 들어가는 인산철은 NCM배터리의 원료인 코발트보다 저렴해 원가가 낮다. 또 양극재 구조 중 육면체 형태의 ‘올리빈 구조’를 가지고 있어 안정적이다. 과충전·과방전 가능성이 작아 배터리셀이 열화되는 현상도 적다. 인천 청라 지하주차장 화재 당시 불이 났던 차량에 탑재된 것도 LFP가 아닌 NCM배터리였다.

국내 배터리 업체 3사는 현재 LFP배터리 양산 준비 단계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말에 르노 암페어에 파우치 LFP배터리 59만대분을 공급할 예정이다. LFP배터리가 탑재된 암페어 소형 전기차는 2026년 출시된다. SK온도 이르면 2026년 전기차용 LFP배터리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SDI의 경우에는 2026년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배터리를 만들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LFP배터리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이유는 NCM배터리 개발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LFP배터리 시장을 수십 년 전부터 대부분 점유하고 있었기에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프리미엄 시장인 NCM배터리를 공략하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기차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지면서 비싼 NCM보다 중저가인 LFP배터리를 선호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LFP배터리의 주행거리가 NCM배터리에 비해 짧다는 부정적 인식도 전기차 대중화와 함께 개선되고 있다. LFP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로 갈 수 있는 주행거리가 실제 사용 시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느끼고 있다. 화재 위험성에서도 LFP배터리가 NCM배터리보다 안정적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LFP배터리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전세계에 유통되는 LFP배터리 중 95%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은 탄산리튬과 인산철 등 LFP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부터 소재까지 자국 내에서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2021년부터 중국 전기차의 절반 이상에 LFP배터리가 탑재된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해 4월 낸 ‘중국 LFP 배터리 공급망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공급망 수직계열화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과 이제 막 LFP 배터리 사업에 착수한 우리 기업의 경쟁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특히 LFP 공급망 구축과정에서 중국기업과의 자원확보 경쟁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2년만 빨리 LFP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2026년 국내 업체들의 LFP배터리 양산이 본격화되면 북미에서 LFP배터리를 원하는 고객사들의 수요가 있어 충분히 중국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길 승산이 있다”고 전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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