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 대한상의서 '첨단산업 정책 지원' 뜻 모아

김형민 2024. 8. 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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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임'
대한상의서 창립총회 후 첫 세미나
첨단산업 지원방안 머리 맞대
"피크코리아 극복의 단초는 첨단산업"
"정책 협력 통해 국가전략 차원으로 키워야"

국회의원들이 대거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경제계 및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첨단산업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임' 창립총회 소속 의원들이 경제계 및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제공

여·야 의원 15명으로 구성된 '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임'은 20일 오후 대한상의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그 첫 번째 활동으로 대한상의와 '첨단산업 국가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는 국민의힘 소속 조배숙, 조지연,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상 4명)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도걸, 유동수, 송기헌, 임광현, 박정, 정일영, 정성호 의원(이상 7명) 등 연구단체 소속 여·야 의원 10여명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병욱 자문위원장(전의원)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선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준성 LG 부사장, 김경한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문지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전무, 정기옥 LSC푸드 회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일준 상근부회장은 "주요국들이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고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가용자원을 총동원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국회와 정부에서 많은 노력을 해주고 있지만, 국가전략 관점에서 좀 더 막중하게 첨단산업을 다루고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를 이뤄내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는 주제발표자로 나서 '첨단산업 국가전략에 대한 초당적 여야 협력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30여년간 꾸준히 우하향하고 있고 2022년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장기적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예측하는 등 '피크코리아(경제성장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첨단산업 기술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초격차를 벌리고 IT·서비스 같은 지식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산업화와 민주화가 선순환 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엇보다 정책의 결정이 중요한데, 여야가 나뉘어 정치활동은 따로 할 수 있겠지만, 첨단 산업기술은 정치·사회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므로 국민 행복과 국익 차원에서 정책 집행은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고 국회에 당부했다. 특히 "첨단산업은 선승독식 경향이 크기 때문에 첨단산업 정책을 국가전략 관점에서 고민하고 좀 더 과감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패키지들을 신속하게 집행해 나가야 시장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선 산학연 전문가들이 "첨단산업 지원에 있어 좀 더 적극적이고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성엽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향후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등 분야에서 선도형 기술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반도체의 경우, 생산시설인 팹(Fab) 1기당 20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므로 주요 국가처럼 정부가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현행 세제지원 체계에서는 첨단산업 기업들이 손실이나 낮은 이익이 발생했을 때 투자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이차전지와 같은 첨단산업이 영업이익이나 손실과 관계없이 공제받지 못한 세액을 직접 현금으로 환급받을 수 있는 환급형 세액공제(Direct Pay)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대식 서강대 교수는 "생산시설 구축과 운영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첨단산업의 특성상 기업들의 투자 여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에만 존재하는 금산분리 규제가 투자 촉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대기업의 계열 확장으로 인한 부작용은 부당지원행위와 같은 사후규제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으므로 투자 자체를 사전에 막는 금산분리 규제를 개선해 첨단산업 분야 투자에 대한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반도체 클러스터에 2047년까지 반도체 공장 16개가 신설되면 총 16.6GW의 전력수요가 추가로 발생하는데 전력공급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경기 남부에 LNG발전소 추가 건설, 동해안-수도권 및 호남-수도권 송전선로 확충 지원 등을 통해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첨단산업 분야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데 한국은 비자 제도, 정주 환경, 인센티브 체계가 미흡해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며 "전략기술 분야에서는 무엇보다 눈앞의 당근이 아니라 신진연구자의 성장과 경력개발을 촉진하는 지원시스템 구축, 기업의 연구·개발(R&D) 및 연구환경 개선 등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산학연 차원의 종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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