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만에 최저' 떨어진 환율…환차손 주의보
[한국경제TV 조연 기자]
<앵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기대에 확신으로 바뀌면서, 공고하던 강달러 기조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달러 포지션에 대한 대대적인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 원·달러 환율 장중 1,32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2022년 하반기 이후 굳어진 환율 '1300원 시대'에 변화가 생길지도 궁금해집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왔습니다. 조 기자, 먼저 원·달러 환율 흐름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오늘 원·달러 환율은 1,331.80원에 개장해 장중 한때 1,325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장중 기준으로 3월 21일 이후 약 5개월만에 최저치인데요. 오후 들어서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전날보다 1.60원 떨어진 1,333.20원으로 마쳤습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1,400원대를 눈앞에 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급격히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20원 넘게 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과거 우리 경제의 위기 신호로 여겨졌던 환율 1,300원은 2022년 이후 일상이 되며 '뉴노멀'로 굳어져왔습니다. 그러다 최근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임박하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달러화 자산에 대한 포지션 정리가 이뤄지며 예상 밖의 급락세가 나타났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달러화 약세로 방향성은 잡혔지만, 원·달러 환율이 1,300원 밑으로 내려가긴 어려울 것"으로 봤습니다. 안전자산 선호가 자극되는 경우 원화에 부정적인 만큼, 완만한 하락세 속 1,300원 초반대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앵커> 일단 기세등등하던 강달러의 기세가 한풀 수그러든 것 같습니다. 이번주 잭슨홀 미팅과 한국은행 금통위 등 환율에 변수가 될 대형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습니다.
급격한 변화는 없다고 해도 원화 강세로 기조가 바뀐다면, 투자자분들도 준비를 하셔야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그간 강달러에 베팅하는 상품에 투자했다면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달러선물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 ETF'를 보면 최근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어제는 -1.75% 떨어졌는데요. 연초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며 52주 신고가를 거듭 경신했지만 최근 약세로 전환한 모습입니다.
또 최근 개인들의 매수세가 쏠린 미 채권 ETF도 하락세를 보였는데요. 1년 미만의 미 단기채 수익률을 추종하는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도 5일째 하락, 특히 어제 2% 가깝게 떨어졌고,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 역시 이틀 내리 하락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역시 "미 국채 투자 시 환율변동으로 원화 기준 수익은 확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특히 한 방향으로 움직일 것을 전망해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의 경우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해외주식형 ETF의 경우 환율 변동에 노출되는 상품도 있지 않습니까?
상품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날텐데, 이 부분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그동안 달러 강세가 2년 넘게 지속되면서 환노출형 ETF의 수익률이 환헤지형을 웃돌았습니다. 2배에서 크게는 4배까지도 차이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환노출형 ETF는 말 그대로 환율 변동에 노출되서 환율의 등락이 수익률에 더해지는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환노출형 ETF에 투자했다면 S&P500 기초자산 수익률에 환차익까지 반영되는 것이죠. 하지만 달러 약세 흐름에서는 환차손 리스크를 주의해야 합니다.
환헤지형은 환율을 고정시키고 기초자산의 주가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ETF입니다. 환율 변화에 따르는 리스크를 헤지하는 상품으로 펀드명 끝에 (H)를 표시합니다.
환율이 20원 넘게 급락한 어제 장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KODEX 미국S&P500TR'이 -1.92% 떨어지는 동한 환헤지형 'KODEX미국S&P500(H)'는 -0.19% 하락에 그쳤습니다. 'ACE미국30년국채액티브' 상품도 환노출형은 -1.56% 하락한 반면, 환헤지형은 0.57%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제까지 강달러 속 환노출형 ETF 상품으로 개인의 매수세가 많이 몰렸었는데, 하반기 원·달러 환율 하락의 가능성이 더 열려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환헤지형 상품을 적절히 분배해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합니다. 또 미국 상장 주식과 ETF에 투자하고 있는 서학개미 역시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손으로 수익률 줄어든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증권부 조연 기자였습니다.
조연 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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