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미국 중재안에 ‘긍정’ 반응…뒤에선 ‘파토’ 노리나

김이현 2024. 8. 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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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가자지구 휴전·인질 석방 협상 논의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악시오스에 "미국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에 중재안을 전달한 이집트와 카타르에선 협상에 진전이 없다고 보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단을 파견하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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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중재안 동의 받았다지만
극우 연정 고려에 협상단 질책하기도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9일 예루살렘에서 회담 시작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가자지구 휴전·인질 석방 협상 논의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네타냐후 총리가 결국엔 휴전 협정 무산을 유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19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와 블링컨 장관의 회담 이후 성명을 통해 “회동은 긍정적이었다. 좋은 분위기였다”며 “총리는 최근 미국의 인질 석방 제안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도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중재안을 수용한다고 거듭 확인하면서 “매우 건설적인 회의였다”며 “이제 하마스가 동일하게 해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릴 휴전 협상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계획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앞서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들은 휴전·인질 석방 중재안을 마련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전달한 바 있다.

중재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은 석방 대상 인질 수를 늘리면서 이와 교환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에 대한 거부권을 줄이는 것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스라엘 언론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요구해온 가자·이집트 국경 지역의 ‘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군이 주둔할 수 있는 방안도 담겼다고 보도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낙관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일부 이스라엘 관리들은 미국의 제안이 하마스와의 협상 타결로 이어질지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회의적인 견해라고 전했다.

하마스 역시 반발했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우리에게 제시된 것도 아니고 우리가 합의한 것도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스라엘 시민들이 19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협정 타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휴전 협정이 체결되더라도 네타냐후 총리가 정권 유지를 위해 협정 파기를 유도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연정 내 극우 세력은 휴전 협정에 반대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들은 6주간의 휴전 기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결국 다음 단계의 휴전안에 합의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극우 인사들은 내각에서 물러나더라도 연정에 남아있다가 (휴전 파기 시)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장관엔 중재안에 동의한다고 유화적 태도를 보인 반면 협상단에겐 “굴복했다”며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협상단을 이끄는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 니트잔 알론 예비역 소장 등은 18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협상 상황을 브리핑하면서 현재 입장을 고수할 경우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입장을 고수하면 하마스가 결국 굴복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나아가 하마스에 굴복했다며 질책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악시오스에 “미국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에 중재안을 전달한 이집트와 카타르에선 협상에 진전이 없다고 보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단을 파견하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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