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기차 충전량 제한에…현대차·기아 “100% 충전도 안전"
국내 1, 2위 완성차 제조사인 현대차·기아는 20일 “전기차 배터리를 100% 완전 충전해도 안전하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인천 청라 아파트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이어진 배터리 논란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이 공개적인 입장을 낸 건 처음이다. 같은 날 정부와 여당은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 이후 “전기차 화재 예방 충전기를 9만 대까지 보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업계는 충전 목표량에 도달하면 충전량을 제한하는 기기를 보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현대차·기아는 충전량은 전기차 배터리의 화재 원인이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배터리 화재는 일반적으로 제조 불량이나 외부 충돌→단락(短絡) 발생→과전류 발생에 따른 열 증가→화학 물질 분해 및 산소 결합에 따른 발화를 거쳐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충전량은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 회사는 “충전량이 적은 상태여도 단락 위치와 면적에 따라 화재 사고의 양상은 오히려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며 “과거 전자제품 배터리 충전을 제한한 사례가 있었지만 효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기아는 “배터리 충전량이 화재의 규모나 지속성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설명하면서도 충전량을 제한하는 움직임엔 반대했다. 양사는 “소비자 입장에서 완전충전을 하더라도 실제 추가 충전 가능 용량이 남아 있다”며 “이는 화재 발생 가능성 때문이 아니라 배터리의 수명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또 “15년 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BMS(배터리관리체계)로 3단계의 과충전 방지 기술이 전기차에 적용돼있다”며 “현재까지 과충전 사고는 단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전기차 화재 원인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로 소비자들의 공포가 심해지고 있다고 보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지난 15일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에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 전기차만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적극 반박에 나서게 된 계기다.
현대차·기아의 설명대로 종전 전기차 화재에서도 높은 충전량이 발화 원인으로 조사된 적은 없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일상에서 전기차의 충전량이 몇 %일때 가장 안전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더 깊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선욱·고석현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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