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파트너’ ‘노웨이아웃’…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드라마에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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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드라마의 키워드는 판타지, 로맨스였다.
윤석진 드라마평론가는 "한동안 웹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나 판타지, 크리처물이 주류를 이뤘다. 내러티브보다는 볼거리에 치중된 작품에 대한 피로감이 겹치면서 효용가치가 떨어진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일상의 디테일을 살리는 작품들로 시청자의 눈이 자연스럽게 옮겨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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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드라마의 키워드는 판타지, 로맨스였다. 웹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소위 ‘회빙환’(회귀·빙의·환생) 기반의 로맨스물이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하반기로 접어들며 인기 드라마의 흐름이 정반대로 흐르는 모양새다. 로맨스, 액션, 스릴러 등 장르는 제각각일지언정 내 옆에서 벌어질 법한 혹은 내가 어디선가 봤던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이야기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 정점에 서 있는 건 SBS에서 방영 중인 ‘굿파트너’다. 이혼전문변호사를 앞세워 현실적인 이혼 사례들을 회차마다 등장시키며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7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17.7%를 기록했다. 올림픽 경기 탓에 3주간 결방했음에도 직전 회차 시청률보다 크게 올랐다. 드라마의 각본을 집필한 최유나 이혼전문변호사는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이야기에 시청자분들이 많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20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콘텐츠 통합 검색 플랫폼 키노라이츠의 콘텐츠 통합 랭킹을 보면 1위 ‘굿파트너’에 이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아웃’,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이 각각 2, 3위로 집계됐다. 특히 3위에 오른 ‘노 웨이 아웃’은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청부살인 룰렛게임이란 판타지를 활용하면서 희대의 흉악범의 사회 복귀란 소재를 다뤘다. 이 지점이 조두순의 사례를 연상케 해 작품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됐다. ‘굿파트너’와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이 현실에서 겪고 있는 일에 뿌리를 둔 작품인 셈이다.
‘하이퍼 리얼리즘’(극사실주의) 소재나 연기로 주목받은 작품은 앞서도 있었다. 지난 6월 종영한 드라마 ‘졸업’과 ‘크래시’가 대표적이다. ‘졸업’은 멜로드라마였지만 드라마의 배경이 된 대치동 학원가 강사들의 모습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주연인 정려원뿐 아니라 고등학교 국어교사였다가 학원 강사가 된 표상섭을 연기한 배우 김송일은 ‘진짜 강사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며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교통범죄수사팀(TCI)을 다루며 일상의 교통사고를 다양하게 담아낸 ‘크래시’도 마찬가지다. ‘크래시’는 특히 ‘경찰서사람들’이란 드라마 속 코너를 별도로 만들어 교통사고와 관련된 정보를 직접 전달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유익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현실적인 소재를 다룬 콘텐츠는 국가를 뛰어넘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지난달 말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일본 드라마 ‘도쿄 사기꾼들’은 공개 2주차에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 톱 10에 들었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이나 로맨스가 아닌 일본 드라마가 주목받기 어려운 벽을 깼다.
‘도쿄 사기꾼들’은 실제 세키스이 하우스 ‘지면사(地面師)’ 사기 실화에 기반한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시리즈로, 부동산 사기를 다룬다. 이에 전세 사기 등의 문제로 주거 불안을 겪고 있는 한국 시청자들이 반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에 비해 설정이나 대사가 조금 과장된 면이 있어 상위권에 들기가 쉽지 않다”며 “‘도코 사기꾼들’이 톱 10에 오른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드라마평론가는 “한동안 웹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나 판타지, 크리처물이 주류를 이뤘다. 내러티브보다는 볼거리에 치중된 작품에 대한 피로감이 겹치면서 효용가치가 떨어진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일상의 디테일을 살리는 작품들로 시청자의 눈이 자연스럽게 옮겨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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