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 검역감염병 재지정…콩고 등 8개국 관리지역 지정

조문규 2024. 8. 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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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의 무니기 건강 센터에서 엠폭스 치료를 받는 소년. EPA=연합뉴스


정부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크게 확산 중인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를 검역감염병으로 재지정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21일부터 엠폭스를 검역감염병으로 재지정하고, 콩고민주공화국을 포함한 8개국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고 20일 밝혔다.

엠폭스가 검역감염병으로 다시 지정된 것은 약 8개월 만이다. 질병청은 엠폭스가 비풍토국까지 확산하던 지난 2022년 6월 검역감염병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국내외 환자 수가 전반적인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해 지정을 해제했다.

이번 조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년 3개월만인 지난 14일(현지시간) 엠폭스를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태세인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으로 선포한 데 따른 것이다. 엠폭스는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이다. 아프리카 풍토병이었지만 2022년 5월부터 유럽, 미주 등 세계 각국에 확산하자 WHO는 당시 PHEIC를 선언했다. 이후 잦아들면서 PHEIC는 지난해 5월 해제됐다. 하지만 같은 해 9월부터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를 중심으로 새 하위계통 1b 유형의 엠폭스가 다시 번지면서 확산세다. 올해 들어 엠폭스가 발병한 국가는 아프리카 대륙 55개국 가운데 최소 16개국에 달한다.

AFP통신,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엠폭스의 진원인 아프리카 민주콩고의 경우 올해 들어 엠폭스로 인한 사망자가 57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민주콩고 니이라공고 종합병원 엠폭스 치료센터 상담실 밖에서 환자들이 의사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질병청이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한 국가는 르완다·부룬디·우간다·에티오피아·중앙아프리카공화국·케냐·콩고·콩고민주공화국 등 8개국이다. 이들 해당 국가를 방문한 후 발열·오한이나 림프절 부종 등 증상이 나타나면 입국 시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질병청은 엠폭스 검역감염병 재지정에 따라 강화된 검역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천공항의 에티오피아 직항편 게이트에 역학조사관과 공중보건의사를 배치하고, 에티오피아 직항편 및 주요 경유지(유럽,중동) 항공기 오수를 검사해 엠폭스 유입에 대한 보완적 감시를 실시한다. 또한 공항과 항만에서 온·오프라인 홍보를 통해 유증상자의 자발적 신고를 유도할 예정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엠폭스 예방을 위해서는 검역관리지역 등 엠폭스 발생 국가 방문 시 모르는 사람과의 밀접 접촉(피부·성)을 피하고, 설치류(쥐·다람쥐)나 영장류(원숭이·유인원) 등의 야생동물 접촉을 삼가며,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질병청은 엠폭스가 현재 제3급 감염병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 우려가 있는 사람은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신속히 진료를 받고, 고위험군은 예방접종도우미(https://nip.kdca.go.kr) 사이트를 통해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엠폭스 변이 발생국 정보를 숙지하고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해외여행 중 안전하지 않은 밀접 접촉과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입국 시 의심 증상이 있으면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입국 후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여행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을 것을 강조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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