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조선 천문학자 ‘남병철’…달에 새긴 첫 한국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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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달 뒷면 충돌구(크레이터)에 처음으로 한국인 이름이 붙었다.
주인공은 조선 시대 천문학자 남병철 선생이다.
앞서 연구팀은 국제협력 연구 중에 달 뒷면에 특이한 자기장을 띠는 이름 없는 충돌구를 발견하고, IAU에 남병철 선생의 이름을 신청했다.
남병철은 "프랑스만 해도 시계공이 1000여명이나 되고, 각종 기계시계의 연 생산량이 1만2000개에 달한다"며 조선의 시계 공장제도에 대해 아쉬움을 이 책에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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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최고 수준의 천문학자
남병철 혼천의 170여년 만에 복원
이름 없는 달 뒷면 충돌구(크레이터)에 처음으로 한국인 이름이 붙었다. 주인공은 조선 시대 천문학자 남병철 선생이다.
19일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진호 교수 연구팀은 ‘남병철 충돌구(Nam Byeong-Cheol Crater)’란 명칭이 14일 국제천문연맹(IAU)의 최종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름이 붙은 충돌구는 1659개로 늘었다. 앞서 연구팀은 국제협력 연구 중에 달 뒷면에 특이한 자기장을 띠는 이름 없는 충돌구를 발견하고, IAU에 남병철 선생의 이름을 신청했다.
남병철은 조선 후기 문신이며 천문학자, 수학자다. 본관은 의령이다. 1817년(순조 17년) 서울 안국동에서 태어났고, 1837년(현종 3년) 21세에 문과에 급제했다.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기에 중용돼 예조판서를 비롯한 요직을 지냈고, 철종의 총애를 받았다. 1859년(철종 10년) 홍문관 대제학과 관상감을 통솔하는 관상감제조를 겸직했다. 관상감은 천문학·지리학 등의 업무를 맡아보던 관청이다.
그와 3살 터울인 동생 남병길 또한 수학자이자 천문학자다. 두 형제는 조선 시대 천문학의 끝을 장식한 인물로 평가된다. 두 형제가 천문학과 수학에서 이룬 업적은 세도정치 폐해가 극에 달한 1850~1860년대에 이뤄졌다. 정치·경제·문화 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조선이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고 인식되는 시기에 두 학문에만 유달리 높은 성취가 있었던 이유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연구가 부족하다.
저서로는 추보속해(推步續解)·의기집설(儀器輯說)·해경세초해(海鏡細草解) 등이 있다. 1862년(철종 13년)에 편찬된 천문서 ‘추보속해’는 19세기 중반 조선의 유학자가 도달한 천문학적 이해의 최고 수준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케플러의 타원궤도 운동론을 적용해 태양과 달의 운동, 월식과 일식, 항성의 이동 등 5가지 항목의 계산법을 이 책은 설명한다. 추보속해는 조선 후기 한국의 천문학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다.
1859년(철종 10년)에 집필한 ‘의기집설’은 각종 천문기구의 구조와 사용법을 담았다. 혼천의(渾天儀)·간평의(簡平儀) 등 10가지 천문의기(天文儀器)를 분류하고 설명하는 내용이다. 또 서양식 자명종 시계인 ‘험시의’를 비롯한 기계시계의 구조와 원리를 밝혔다. 남병철은 “프랑스만 해도 시계공이 1000여명이나 되고, 각종 기계시계의 연 생산량이 1만2000개에 달한다”며 조선의 시계 공장제도에 대해 아쉬움을 이 책에 드러냈다.
남병철은 이 책에서 새로운 혼천의 제작법을 소개했는데, 문헌으로만 전해온 ‘남병철 혼천의’가 170여 년만인 올해 초 성공적으로 복원되기도 했다. 지난 2월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남병철 혼천의’ 복원 모델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기구에는 장소를 옮기며 천체를 관측할 수 있도록 관측의 기준인 북극 고도를 조정하는 기능이 있다. 아울러 고도, 방위 측정, 황경과 황위, 적경과 적위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기존 혼천의와 차별적이다.
복원을 주도한 천문연 고천문연구센터 김상혁 책임연구원은 "남병철 혼천의는 전통 혼천의 중에서 실제 천체 관측이 가능하도록 재극권(극을 바꿀 수 있도록 설치한 고리)을 탑재한 세계 유일의 과학기기"라며, “과거의 천문기기를 복원함으로써 당시의 천문관측 수준을 이해하고 천문 기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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