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숙이' 할머니를 기억하는 방법
[남해시대 전병권]
▲ 박숙이 할머니 초상화. |
ⓒ 남해시대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매년 8월 14일이다. 숙이나래문화제는 박숙이 할머니의 이름을 본떠 만든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 기념 남해군 인권·평화 문화제다. 남해여성회(회장 김정화)가 주최하고 경상남도가 주관하며 남해군이 후원했다.
보물섬시네마 로비에는 박숙이 할머니 말씀 따라 적기와 일본군 위안부 관련 전시회가 열렸고, 본 행사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 <코코순이>를 무료로 상영했다. 이 자리에는 남해여성회가 운영하고 있는 남해군청소년실천단 학생들을 비롯해 남녀노소 군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남해군청소년실천단과 남해여성회는 남해읍 소재 숙이공원에 박숙이 할머니 말씀따라 적기를 한 리본과 6행시 등 관련 작품들을 전시했다.
▲ 김신호 남해군 부군수가 축사를 하고 있다. |
ⓒ 남해시대 |
이어 "역사는 과거로 끝나는 게 아니라 보고 배우며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행동을 알려주는 지침과 같다"며 "오늘 만큼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깊이 기릴 수 있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 정영란 남해군의회 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 남해시대 |
그러면서 "남해군에서는 박숙이 할머니가 유일한 위안부 피해자인데 저희 동네, 부모님과 가까운 이웃이었다. 부모님도 박숙이 할머니가 일본으로 끌려가게 된 이유를 잘 몰랐다고 전해 들었다. 일본에서도 그렇고 고향에 와서도 편히 살아가지 못한 세월이 얼마나 고통스러웠겠는가"라며 울컥했다.
▲ 류경완 경상남도의회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
ⓒ 남해시대 |
▲ 류경완 경상남도의회 의원이 박숙이 할머니의 기록을 읽고 있다. |
ⓒ 남해시대 |
아울러 류경완 도의원은 "오늘 뜻깊은 역사의 장이 마련됐으니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고 마음과 힘을 모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김정화 남해여성회 회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
ⓒ 남해시대 |
그러면서 김 회장은 "과거사는 잊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향해 나아가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며 "일본은 왜 이토록 과거 역사에 매달리고, 왜곡과 부정을 넘어 날조와 미화까지 하면서 역사 전쟁에 총력을 기울이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가해국 일본이 혈안이 된 역사 전쟁은 또 다른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한 신호탄에 불과하다"며 "그래서 세계 시민들은 인권과 평화, 정의와 평등을 아로새기며 성숙한 시민의식과 평화 연대로 저들의 역사 전쟁에 맞서야 한다"고 독려했다.
특히 김 회장은 "힘겹고 버거워도 이 무더위에 우리가 모이고 작은 기억 행동으로 기록으로 남기고 우리들 스스로가 김학순, 김복동, 박숙이가 돼야 할 이유"라고 제시했다.
또한 그는 "일본군 위안부 운동은 여성 인권의 관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류 보편적 시민의식의 확장으로서 이미 국제 이슈"라며 "피해자들이 지역에 존재하고 그들의 삶을 뒷받침해 온 지역과 상호작용 경험은 지역의 중요한 자산이자 이슈"라고 정의했다.
▲ 제8회 숙이나래문화제가 15일 보물섬시네마에서 열렸다. 김정화 남해여성회 회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
ⓒ 남해시대 |
먼저 김 회장은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물로 등재돼야 한다"고 제언하며 "유네스코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들은 유일하고 결코 대체될 수 없는 자료라고 높이 평가했지만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고있는 일본의 압박에 못 이겨 등재 신청을 보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박숙이 할머니와 창원의 고(故) 김경애 할머니의 만남을 다룬 <꽃순이 이야기>라는 영상 1건도 등재 신청 내역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경남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경남은 피해등록자 240명 중 3분의 1이상 최대 피해 지역이지만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 없다"며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은 인권과 평등, 평화, 역사 교육의 장이 돼 차별과 폭력 없는 평화로운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마지막 세 번째로 김 회장은 "박숙이기록관을 숙이공원 주변에 설립해야 한다. 2022년 9월 남해여성회가 제작하고 보유한 박숙이할머니 자료와 기록물 등 314점이 경상남도 민간기록물로 지정됐다"며 "그 기록물들은 아직도 상설 전시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상자에 담긴 채 보관돼 있다. 박숙이 할머니는 생전 고향 산천에 묻어 달라며 남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자주 표현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러기에 박숙이 할머니와 관련한 기록물들은 그 어디도 아닌 숙이공원 주변에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남해군의회는 2010년 3월 22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남해군은 2015년 숙이공원을 조성하는 모범을 보였다"며 "국내외 역사 연구자들이 남해에 와서 숙이공원을 안내하면, 자료들이 빛 바라고 있어 안타까워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하려면 방법을 찾고 하지 않으려면 핑계를 찾는다고 했다. 기록과 기억, 행동에 남해군이 다시 한 번 모범적으로 나서 달라"며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는 대전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으자"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런던도 난리났다... 30분 줄 서서 먹는 한식의 정체
- '마약 수사' 백해룡 "제 등에 칼 꽂아"...김찬수 "용산 말한 적 없다"
- '반국가세력'은 북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 폭염에도 에어컨 타령이 없는 독일
- "간호사에 전공의 업무 강요", '간호법 반대' 의협에 쓴소리
- 장가 가는 아들의 혼서를 직접 썼습니다
- "이게 대한민국 정부" MBC 뉴스데스크의 돌직구 클로징
- '언니네 산지직송' 후 관광객 몰리는 마을, 안전 대책도 뒤따라야
- 두 달 앞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이재명-한동훈 시험대?
-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사태, 아직 안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