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과 직접 싸우는 용산…일각선 "한동훈도 목소리 내줬으면"
대통령실과 야당이 건건이 충돌하고 있다. 반쪽 광복절 논란과 권익위 간부 사망 사고에 대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살인자 발언에 이어 이재명 대표의 취임 축하난을 두고도 갈등을 벌이고 있다. 발언 수위도 충돌의 횟수만큼이나 거칠어졌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권익위 간부 사망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살인자라 칭한 전 의원을 향해 “한 인간에 대한 인권 유린이고, 국민을 향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질세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윤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반국가세력을 언급한 것에 대해 “색깔론 망령을 불러내고 있다”고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대통령실과 야당의 충돌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용산에선 “여당이 몸을 사리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직접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야당의 공격을 여당이 맞받아주고, 대통령실은 정책에 집중해 여권 전체의 지지율을 올리는 것이 애초의 구상이었다면, 지금은 거꾸로 용산이 야당과 싸우고, 여당은 거리를 둔 채 정책 이야기만 한다는 것이다.
여당이 목소리를 전혀 안 내는 건 아니다. 국민의힘은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전 의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고, 야당의 친일 공세와 광복절 경축식 불참에 대해선 “정치적 선동”“친일 선동 매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8·15독트린과 캠프 데비이드 정상회의 1주년의 의미를 지지하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여당의 가장 큰 스피커인 한동훈 대표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대통령실과 야당이 거세게 맞붙는 쟁점마다 여론의 추이를 보며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15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종찬 광복회장이 정부 주관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 “불참하면서 이렇게 나라가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건 너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뉴라이트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사퇴 여부에 대해선 “인사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말을 아꼈다. 같은 날 전 의원의 살인자 발언에 대해서는 “상식적이지 않다. 정치인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발언에 공감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이지만, 용산에선 “제3자가 평가를 하는 느낌이 들었다”는 말이 나왔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포함해 공개 석상에서도 정치적 현안보단 정책과 민생 관련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다.
야당보다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자 국민의힘은 19일부터 당의 메시지 강화를 위한 실무 회의를 매주 열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제 막 한동훈호가 출범해 정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당·정 간 소통과 결속도 점점 더 강화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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