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ASML' 만든다…산업부 '슈퍼 을' 프로젝트 가동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은 ‘슈퍼 을(乙)’로 불린다. 외견상 협력 업체지만,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이처럼 글로벌 공급망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슈퍼 을 소부장 기업’ 육성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로 ‘슈퍼 을 프로젝트 현장 간담회’를 개최해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엔 반도체용 레이저 마킹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이오테크닉스 등 한국 주요 소부장 기업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산업기술기획평가원·산업기술진흥원 등 유관기관이 함께 참석했다.
우선 한국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도 글로벌 슈퍼 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슈퍼 R&D’를 추진한다. 세부적으로 선행 기술 2년, 상용화 기술 3년, 후속 기술 2년 등 7년에 걸친 통합 R&D를 지원한다. 통상적인 3년 단위의 단기 R&D 지원을 넘어서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통해 독보적인 원천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기술·시장·투자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슈퍼 을R&D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대상 기업을 선정, 지원한다. 단계 평가에 따라 차등 지원해 기업 간 경쟁도 유도한다.
유망 기술을 보유한 소부장기업에게 실증부터 특허 확보, 수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슈퍼 패스’ 제도도 도입한다. 우선 상용화를 위한 실증·양산 단계부터 애로기술 컨설팅 등을 해주고, 특허·표준 단계에선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3극 특허’ 확보와 국제 표준화를 지원한다.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수요기업 연계, 수출·판로 확보, 글로벌 연구기관 협력 등도 지원한다.
소부장 기업 대부분이 중견·중소기업인 만큼 금융 지원을 포함한 ‘슈퍼 성장 패키지’도 마련한다. 전용 펀드 조성, 금융 프로그램 연계 등을 통해 지원하고, 슈퍼 을 기업의 핵심기술에 대한 세제 반영도 추진한다. 소부장 핵심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도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소부장 특화단지 내 테스트베드(시험대)를 현재 5개소에서 10개소까지 늘리고, 소재 개발 기간 단축을 위한 디지털 시뮬레이션 플랫폼도 확충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ASML도 처음에는 무시당했지만, 10~20년에 걸친 투자와 노력 끝에 기술력을 끌어올려 지금과 같이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7년도 부족한 시간”이라며 “한국판 ASML을 만들기 위해선 정권과 상관없이 꾸준한 투자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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