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의상장사]소룩스②주주 유동화 위해서라지만 대표는 평가차익
아리바이오 덕분에 주가 올랐는데…소외된 소액주주
지난해 본인의 아리바이오 주식을 활용해 소룩스를 인수한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가 1년새 약 1200억원의 평가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투입금이 세 배 이상 커진 셈이다. 반면 다른 아리바이오 주주들은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같은 기간 17%가량의 이익만 얻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소룩스는 아리바이오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비율은 1대 2.5주다. 아리바이오 주식 1주당 소룩스 주식 2.5주를 신주로 나눠주는 방식이다. 합병비율 주당 기준 가격은 소룩스 1만1262원, 아리바이오 2만8192원이다. 아리바이오 기존 주주들이 소룩스 주식을 1만1262원에 사는 셈이다.
반면 지난해 소룩스를 인수했던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현재 주주들보다 훨씬 싼 주당 3846원 수준에 소룩스 지분을 취득했다.
지난해 6월30일 정재준 대표는 기존 최대주주인 김복덕 전 대표로부터 주식 100만주(12.11%)와 경영권을 300억원에 인수했다. 이와 함께 정 대표는 100억원을 유상증자로, 200억원을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소룩스에 투입했다.
총 600억원을 들여 소룩스 지분 41.74%를 취득한 것이다. 당시 소룩스 주가 기준 정 대표의 평균 인수단가는 1만1539원이다. 이후 무상증자와 액면병합 등을 거쳤기 때문에 현재 주가 수준으로 따지면 평단가는 3846원이다.
600억원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한 것도 아니다. 정 대표는 지난해 6월30일 소룩스의 경영권을 꿰찬 직후 곧바로 본인의 아리바이오 주식 94만3254주를 주당 2만4000원, 총 226억원에 소룩스로 매각했다. 소룩스에 증자와 BW로 넣었던 돈이 다시 정 대표에게 흘러간 셈이다.
이어 지난해 7월7일에도 본인 주식 16만8546주를 40억원에 소룩스에 양도했고 지난해 12월28일 추가로 50만주를 128억원에 팔았다. 사실상 아리바이오 주식으로 소룩스 주식을 취득한 셈이다.
정 대표는 이 거래로 아리바이오의 경영권도 놓치지 않으면서 394억원을 회수할 수 있었다. 나머지 206억원도 메리츠증권 등에서 대부분 주식담보대출 받은 거라 정 대표가 실제 투입한 현금은 46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렇게 확보한 정재준 대표의 지분가치는 현재 합병가액 기준으로 1757억원이다. 최초 투입한 600억원이 1년여 만에 193% 증가한 셈이다. 반면 아리바이오 기존 주주들은 이번 합병으로 약 17%의 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지난해 정 대표가 소룩스에 지분을 매각할 때 가격인 주당 2만4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차액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정 대표가 아리바이오 우회상장 차익을 독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소룩스는 자체 본업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아리바이오 이슈로만 1년새 주가가 9배 이상 급등했다. 또 1대 14주의 무상증자 등 주주가치 제고 행위도 정재준 대표를 포함한 소룩스 주주들만 누렸을 뿐 아리바이오 주주들은 제외됐다.
이에 소룩스 관계자는 “아리바이오가 세 차례의 기술평가에서 탈락해 직상장 및 나스닥 상장 등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판단됐다”며 “이에 주주들의 빠른 투자지분 유동화를 위해 소룩스 인수와 합병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소룩스 주가가 올라서 정 대표가 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여지지만 실제 지분을 판적은 없다”며 “합병 후 임상과 신사업을 속도감있게 진행해 소룩스의 기업가치 상승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리바이오는 신약 개발 회사다. 주요 파이프라인인 경구용 치매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합병 주주총회를 위한 주주확정일은 오는 26일이고 주주총회는 9월27일 개최된다. 합병 반대의사는 9월12~26일 접수받는다. 주식매수청구가격은 소룩스 1만719원, 아리바이오 2만8192원이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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