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공동체 "트럼프·해리스 캠프 해킹 배후는 이란"
미국 정보기관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캠프 해킹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미국 사회의 정치적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목적”이라면서다.
19일(현지시간)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 연방수사국(FBI),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이 미 대선과 관련한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 사이버 작전을 감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ODNI는 미국의 정보공동체(IC)를 총괄하는 곳이며, FBI는 미국 내 방첩을 담당한다. CISA는 국토안보부 산하 정보기관으로 미 정부에 대한 해킹을 방어하는 기관이다.
성명은 “이번 선거 기간 미국 대중을 대상으로 한 이란의 사이버 공격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며 “이란이 사회공학(social engineering·신뢰를 기반으로 대상을 속여 정보를 얻는 공작 기법) 및 여타 수단을 통해 양대 정당의 대선 캠페인 관련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보고된 트럼프 캠프의 자료 유출 시도는 이란의 소행으로 판단된다”고 거론했다.
미 정보기관들은 성명에서 이란이 어떻게 정보를 빼돌렸는지 구체적인 수법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9일 이란혁명수비대 연계 해커들이 대선 캠프 고위 관계자들에게 피싱 이메일을 보냈다고 밝힌 적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 중 최소 한 명의 이메일이 해킹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캠프 측은 정보 유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공개된 수준의 자료들로 민감한 내용은 없다”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를 사퇴하기 전 바이든 캠프 직원 3명도 피싱 이메일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성명에 대해 이란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발표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이란은 미 대선에 개입할 의도나 동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내에선 이란이 안보상 자신들에게 불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낙선시키기 위해 해킹을 포함한 비밀공작을 계속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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