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속 여친, 왜 매력적인가... 컨트롤나인 양영기 팀장이 밝힌 '서브컬처' 캐릭터 핵심은? [PIXEL 2024]

임재형 기자 2024. 8. 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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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강남, 임재형 기자) 더이상 비주류로 볼 수 없다. 일본의 '오타쿠' 문화에서 파생된 서브컬처 게임 장르의 이야기다. '블루 아카이브' '에픽세븐' '승리의 여신: 니케' '원신' 등 다양한 웰메이드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유저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흥행을 질주하고 있다. 종종 개최하는 오프라인 행사는 매번 상당한 유저들의 관심 속에 성황리에 마감하고 있다.

이에 다수의 게임사들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서브컬처 장르의 핵심은 무엇일까. 다양한 시각이 있겠지만 다수가 지지하는 핵심은 캐릭터다. 서브컬처에서 매력적인 인물은 게임 내 스토리부터 유저층 확대, 인게임 매출까지 여러 부분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넥슨의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미소노 미카', '붕괴: 스타레일'의 '반디'를 살펴보면 팬심을 이끄는 캐릭터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거대한지 확인할 수 있다.

19일 오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서브컬처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PIXEL 2024'에 강연자로 나선 컨트롤나인 양영기 시나리오 팀장은 캐릭터의 핵심으로 '아름다움' '흥미로움' '안타까움' 3가지를 꼽았다. 단순히 외형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유저가 깊게 빠져들 수 있는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영기 팀장은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게임들인 '세븐나이츠' '블루 아카이브'의 시나리오를 담당했던 유명 개발자다.



▲허들 높아지는 서브컬처 게임... 매력 3요소는 '아름다움-흥미로움-안타까움'

강연 도입부에서 양영기 팀장은 서브컬처 장르에 대해 "2D의 캐릭터를 애정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게임"으로 정의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각을 전달했다. 최근 서브컬처 시장의 성장은 '오타쿠'의 구매력이 늘어나면서 함께 따라왔다. 캐주얼 게임 유저들도 서브컬처 장르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에 게임사들은 서브컬처 잠재 고객들이 어떤 캐릭터를 원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위한 첫 요소는 한때 서브컬처의 상징이었던 '아름다움'이다. 먼저 양영기 팀장은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서브컬처 장르에 대한 유저들의 눈이 높아진 만큼 허들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양영기 팀장은 "단순히 '모에' 요소만 사용하면 구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의미 있는 소비를 하게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발도술, 로봇에 더해진 미소녀+히어로 등 남자들의 '로망' 같은 요소들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는 '근거 있는 아름다움'이 적용돼야 유저들에게 매력적인 캐릭터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다음 단계는 '흥미로움'이다. 최근 콘텐츠의 트렌드는 '익숙함 속 새로운 것'이다. 잘 알려져 있는 모습에 색다른 변화를 추가하면 사람들은 여기에 주목하게 된다. 양영기 팀장이 예시로 든 캐릭터는 '메이드'다. 서브컬처 장르에서 '메이드'는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할 정도로 익숙한 모습이다. 양영기 팀장은 여기에 '폭력배' 이미지를 넣어 색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양영기 팀장은 "사람들의 시선을 이끌어내는 것은 명곡의 멜로디가 아니라 불협화음이라는 말도 있다"며 "저희 프로젝트 캐릭터에는 가칭이지만 '김점례 칼리시니코프 중사'가 있다. 엘프의 외형인데 사람들이 궁금증을 지니게 된다. 이처럼 겉모습 뿐만 아니라 이름, 대사의 변화로도 충분히 '흥미로움'을 줄 수 있다. 어떻게하면 훌륭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여러분들의 고민과 열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단계는 '안타까움'이다. '안타까움'에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에 등장하는 '하루 우라라'다. '하루 우라라'의 모델이 됐던 실제 말은 공식 경기(113전)에서 단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경주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달리는게 좋은 활기찬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승리한 적이 없다는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니어 오토마타'의 등장인물 '2B'도 마찬가지다. 양영기 팀장은 캐릭터가 지닌 '결핍'에 주목하면서, 부족함을 유저가 채워줄 수 있을 때 서사가 완성된다고 밝혔다.

양영기 팀장은 "유저들이 여백을 채우면서 캐릭터가 단순히 게임 내 데이터가 아니라 소통한다고 느끼게 된다"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기술을 굉장히 많다. 그래도 이러한 3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면 캐릭터가 유저에게 특별해지는 '서사'가 만들어지게 된다. 앞으로도 서브 컬처 유저들에게 선물같은 게임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너무 많은 요소 포함시키면 '모에 키메라' 발생... "핵심 캐릭터성에 더해진 변주 필요해"

강연 이후 양영기 팀장은 Q&A를 통해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변에 나섰다. 개발자들에게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던 질문은 '모에 키메라' 우려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야 하는 서브컬처 게임에서 과도한 욕심은 수많은 콘셉트가 짬뽕된 '키메라(사자, 뱀, 염소가 혼합된 요괴)' 같은 나쁜 결과물이 산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양영기 팀장은 '모에 키메라'가 발생하는 이유로 '핵심 캐릭터성의 부족'을 꼽았다. 양영기 팀장은 "캐릭터를 만들어낼때 먼저 하나의 특징을 고민해야 한다"며 "낯설게 하기 위해 아무거나 섞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핵심 캐릭터성을 주축으로 삼아 이를 빛나게 하는 설정을 추가해야 유저들에게 매력적인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영기 팀장은 '서브컬처 게임' 플랫폼에서 성능 낮은 캐릭터가 가질 수 있는 매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양영기 팀장은 전투적인 성능은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서브컬처 장르의 특징인 '인물 호감도'를 모든 캐릭터가 지닐 수 있도록 독특한 서사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능과는 별개로 유저들과 소통하는 서사가 생긴다면 매력도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양영기 팀장은 "모든 캐릭터의 매력을 만들 때, 각자의 고유성을 유지하는 것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서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임재형 기자

임재형 기자 lisc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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