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韓 AI 산업에 진짜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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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수천 년간 인류가 알아왔던 상식이 완전히 바뀔 것이다."
전날 이천포럼에 참여한 오픈AI의 전 임원인 잭 카스는 "SK와 같은 회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바로 인센티브와 팀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라며 "팀의 규모와 성과는 비례하지 않고 한 개인이 유니콘급 회사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시대가 왔다. 회사가 어떻게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회사 내에서 이들을 발전시키고 성장시키기 위해서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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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수천 년간 인류가 알아왔던 상식이 완전히 바뀔 것이다."
AI를 주제로 열린 SK그룹의 ‘이천포럼’에서 나온 말들이다.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르겐 슈미트후버 사우디 왕립과학기술대(카우스) 교수는 포럼 강연에서 "AI는 단순히 한 산업 섹터가 아니라 하나의 문명과 사회가 형성되는 데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AI가 빠르게 우리 삶을 바꾸고 돈이 될 만한 산업이라는 데 크게 이견은 없는 듯하다. SK그룹은 AI에 향후 5년간 8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대표되는 AI 반도체 양산을 확대하고 데이터센터를 확충해 물적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그룹의 핵심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미국 반도체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 규모를 440억달러(약 58조4452억원)로 늘리는 등 AI 반도체 시장을 잡기 위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AI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뒷전으로 빠져 있는 것들이 보인다. 인재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은 늘 인재 부족을 우려한다. 설비·인프라에 막대한 투자금을 약속했지만 AI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은 잘 보이지 않는다. AI 역시 결국 사람에 의해 개발되고 발전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AI의 진화로 게임의 규칙이 바뀌고 있다. 오늘 싸고 질좋게 내놓은 제품이 AI로 게임의 판이 바뀌어 내일엔 ‘구시대의 유물’이 될 수 있는 시대다. 이 속도를 따라잡거나 추월할 수 있는 힘도 결국 사람에서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은 수십~수백억 원대의 보상을 제공하면서 전 세계 AI 인재를 흡수하고 있다.
한국 산업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라 ‘웬만하면’ 한국에서 일하고 싶은 이들조차 유출돼선 안된다. 공학을 전공해 국내 대기업에 입사하고도 미국으로 건너가고 싶어 늘 각종 헤드헌터 사이트에 자신의 경력을 업데이트하고 알람을 확인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 40~50대는 돼야 억대 연봉을 꿈꿀 수 있는 국내와는 달리 해외 AI 개발자들은 30대부터 수십억 원대 연봉을 넘본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인도와 이스라엘에 이어 AI 인재 유출이 세 번째로 많은 국가로 나타났다.
결국 AI 인재에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 성과를 내면, 큰 부(富)가 따라온다는 신호가 있어야 한다. 삼성·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물밑에서만 인재 확보를 추진할 것이 아니라 드러내놓고 기업마다의 연봉·성과급 테이블을 홍보하고 자랑해야 한다. 앞길 창창한 한국 공학도가 갑자기 휴학하고 의대 진학이나 유학에 목매는 일은 좀 줄어들어야 한다.
전날 이천포럼에 참여한 오픈AI의 전 임원인 잭 카스는 "SK와 같은 회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바로 인센티브와 팀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라며 "팀의 규모와 성과는 비례하지 않고 한 개인이 유니콘급 회사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시대가 왔다. 회사가 어떻게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회사 내에서 이들을 발전시키고 성장시키기 위해서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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