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Jeong' VS 구미는 'Chung'...박정희 '정' 표기 놓고 논란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진행 중인 대구시와 경북 구미시가 박정희의 ‘정’자 영문 표기법을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대구시가 박정희 광장 표지판에 'Jeong'으로 쓰자, 구미시는 'Chung'으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정희 광장' 표지판에 'Jeong'으로 표기
20일 대구시에 따르면 동대구역 광장 이름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고 표지판을 세우는 제막식이 지난 14일 열렸다. 이날 공개된 표지판은 높이 5m, 폭 0.8m 크기로 맨 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졌고, 아래에는 ‘박정희 광장’이라는 문구가 박 전 대통령 친필 서체로 적혔다. 그 사이에는 ‘Park Jeong Hee’라는 박 전 대통령 영문 이름이 들어갔다. 대구시는 표지판 설치비로 2500만원 정도 썼다.
그런데 표지판이 공개된 직후 ‘정’자 영문 표기법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 박 전 대통령 생전 영문 표기가 ‘Jeong’이 아닌 ‘Chung’이었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역대 대통령 자료에도 영문명은 ‘Park chung-hee’로 표기돼 있다.
구미시 "박정희 대통령 여권에는 Chung"으로 써
또 그동안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을 활발히 추진해온 경북 구미시가 “박 전 대통령은 여권과 방명록에 자기 이름을 ‘Park Chung Hee’로 썼다”며 “박 전 대통령 뜻을 존중해 영문 표기를 고쳐야 한다”고 나섰다. 다만 구미 내에서도 도로명 박정희로를 안내하는 영문 표기를 살펴보면 도로명은 ‘Parkchunghee-ro’로, 도로표지판은 ‘Bakjeonghui-ro’로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또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는 ‘Chung’이라고 돼 있는 등 표기가 제각각이라는 것에 대해서 구미시는 “이참에 박 전 대통령 관련 영문 표기 전수조사해 모두 ‘Chung’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2000년 제정돼 사용된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바르게 표기된 영문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이 정한 로마자 표기법에 따르면 ‘정’은 ‘Chung’이 아니라 ‘Jeong’으로 써야 한다.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이 바뀌면서 고유명사인 대구의 영문 표기도 ‘Taegu’에서 ‘Daegu’로, 부산은 ‘Pusan’에서 ‘Busan’으로 수정됐다는 게 대구시 설명이다. 홍준표 시장도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Chung은 청 또는 충을 표기할 때 쓰는데 굳이 잘못된 표기를 그대로 따라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영문표기법에 적용되는 표기법을 사용해 문제가 없으며 과거에 그렇게 해왔다고 해서 잘못된 것을 그대로 사용하자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다만 논란이 생긴 만큼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해 이 문제를 다시 한번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국립국어원은 “‘Jeong’으로 표기하는 게 적절하지만, 사람 이름은 그동안 써오던 표기를 쓸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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