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60인데 대만으로 체험학습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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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화 기자]
올 초에 여권을 갱신하고 첫 여행을 다녀왔다. 도시락가게를 연 지 17년 만이다. 자영업을 하면서는 휴가를 제대로 보내 본 적이 없었다. 나의 사정보다 고객의 사정에 좌지우지 되는 피동적인 삶을 살다 보니, 어느 정도의 포기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이제 좀 벗어나고픈 열망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번 휴가는 그런 점에서 나에게 주는 포상휴가라고나 할까? 돌봐 드려야 할 친정엄마도 안 계시고, 아들 딸은 각자 자기 스케줄로 움직이다 보니 남편만 괜찮다면 며칠이라도 다른 곳에서 살다 오고 싶었다.
다람쥐 챗바퀴처럼 굴러가는 자영업자의 세계에 한 줄 변화를 준 중국어 공부가 이번엔 여행의 동기가 되 주었다. 10여 년 전 중국에 선교사로 친한 벗이 떠났을 때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공부였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그곳에서 친구도 보고 친구의 사람들도 만나고 싶었다.
그러다가 우연하게도 동네 주민센터에서 모집하는 초급중국어 강좌를 시작으로 더디지만 꾸준히 공부를 하게 되었다. 코로나 기간에 남편이 내게 권했다. "요즘처럼시간 될 때, 당신~ 공부 좋아하는데 사이버대학에 진학해서 중국어 공부를 제대로 하는 건 어때?" 그렇게 주경야독을 시작했다.
정신없이 낮에는 도시락을 만들고 저녁에는 컴퓨터 앞에서 중국어 공부를 하는 늦깎이 대학생활을 4년 보낸 후 올초에 중국어 학사를 받았다. 그렇지만 맘처럼 중국에 여행 갈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광복절 연휴가 있는 주간에 주말을 포함하면 3박4일 여행이 가능했다.
▲ 대만의 지하철은 단어 공부 하기 좋다 |
ⓒ 임경화 |
▲ 사진으로만 보았던 지우펀의 밤거리를 걸었다 |
ⓒ 임경화 |
▲ 사람 냄새 나는 대만의 시장 골목에서 우육면을 먹었다 |
ⓒ 임경화 |
▲ 대만의 하늘을 오래도록 바라 보았다. |
ⓒ 임경화 |
살짝 피곤함을 뒤집어 쓰고 공항에 내리니 남편이 마중을 나와준 것도 좋았고, 아들이 여비에 보태라고 준 용돈 봉투도 좋았다. 그러나 다 좋았는데 내가 집에 도착해서 씻고 제일 먼저 한 일이 무엇이었을지 아마 상상 못하겠지. 촌스럽게도 매운 라면을 하나 끓여서 혼자 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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