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대한민국 정부" MBC 뉴스데스크의 돌직구 클로징
[임병도 기자]
▲ 8월 12일 MBC 뉴스데스크 클로징 |
ⓒ 임병도 |
지난 12일 MBC <뉴스데스크> 클로징은 "일제강점기 우리의 국적이 일본이었다고 한다면 독립운동은 뭐가 되는 것이며 위안부나 강제징용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라는 말로 시작됐습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입니다.
조현용 앵커는 "이러다가 독도까지 우리 땅이라고 못 할 판입니다. 또 백범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 하는데 그러면 안중근, 윤봉길 의사는 물론 다른 독립운동가들도 테러리스트라는 소리죠"라며 일본 극우의 주장과 같다며 에둘러 비판합니다.
그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세계사적 관점 운운하며 이런 소리하는 이들을 공직에 앉혀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게 다름 아닌 대한민국 정부라는 사실입니다"라며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일침을 가했습니다.
▲ 8월 13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클로징을 하는 조현용, 김수지 앵커 |
ⓒ MBC뉴스데스크 갈무리 |
이어 "하지만 독립운동가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게 없어도 나라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가산은 물론 목숨까지 바친 분들입니다"라며 대통령실의 반응을 반박합니다.
아울러 "어떤 이들처럼 자신은 물론 후손들까지 윤택하게 살 수 있는 길을 가지 않았던 이분들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에는 일제에 항거했다는 자랑스러운 역사도 없을 겁니다"라며 친일파들은 후손은 잘 살고 독립유공자들은 가난한 현실도 꼬집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나라에서 독립운동가들이 받아야 하는 건 모욕이 아니라 감사와 존경입니다"라며 대통령실의 반응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대통령의 부인을 향한 막말이 나왔다면서 급히 나선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권 유린이자 국민 모독이라고까지 했죠.
그런데 그렇게 기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대한국민의 법통을 세운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이 모독당하고
힘없는 일제의 위안부 피해자의 인권이 유린당할 때는 잠자코 있습니다.
누구를 보고 일하는 겁니까?
거침없는 MBC <뉴스데스크>의 클로징은 14일에도 이어집니다. 앵커는 "대통령의 부인을 향한 막말에 대해선 기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이 모독당할 땐 잠자코 있다"면서 "누구를 보고 일하느냐"며 돌직구를 날립니다.
▲ 8월 15일 MBC뉴스데스크 조현용 앵커 |
ⓒ MBC뉴스데스크 갈무리 |
조 앵커는 "사상 초유의 갈라진, 두 쪽 난 광복절이란 말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뜻이 갈려야 분열됐단 표현을 쓰죠. 그래서 갈라졌다는 건 틀린 말입니다"라며 "왜냐하면 국민정서와 헌법은 변함없이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국민이 분열된 게 아니라, 가만히 있는데 이상한 것들이 튀어나온 거죠"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역사관이 의심스럽단 이들이 역사 관련 기관에 연이어 부임하고, 공영방송에서는 하필 광복절이 되자마자, 기모노와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흘러나오고"라며 이상한 것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적합니다. 바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과 KBS의 행태입니다.
▲ 8월 15일 KBS '뉴스9' 뉴스 리포트 |
ⓒ KBS 뉴스9 갈무리 |
이어 "대통령 경축사에 일제 침탈 역사와 민족의 아픔에 대한 언급이 왜 없는지도 궁금했지만 <9시 뉴스>에선 이마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대신 <9시 뉴스>를 가득 채운 건 '한강의 기적'과 '경제성장'이었다. 한강의 변천사와 광복절 사이에 무슨 인과관계가 있고 6·25도 아닌데 남북한 국력 비교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라고 물었습니다.
KBS기자협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투사를 재조명하거나 대일항쟁사를 재발굴하는 게 광복절 특집 뉴스의 기본이며 해당 부서의 발제도 있었지만, <9시 뉴스>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8·15 보도 참사'의 경위를 철저히 따져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 시사저널이 조사한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 |
ⓒ 임병도 |
이혜영 시사저널 기자는 MBC를 가리켜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향해 불편한 질문을 던졌다"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간 정권을 겨냥해 쏟아낸 날 선 질문은 MBC에 새로운 이정표를 안겼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기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MBC는 부침을 겪어왔다"며 바이든-날리면 보도 이후 벌어진 대통령실과의 정면충돌과 법정 공방을 예로 들었습니다. 이어 MBC는 김건희 여사 일가 논란,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해병대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등 대통령실과 정부, 권력을 향한 보도를 이어 나간 결과 방송사의 존재감과 영향력이 커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누리꾼들도 MBC가 신뢰하는 언론매체 1위가 된 이유로 권력을 향한 의혹을 감추지 않고 보도하고 비판했던 점을 꼽았습니다. MBC가 좋은 평가를 받는 배경에는 언론 본연의 임무인 권력을 향한 비판과 거침없는 질문에 충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19일 MBC <뉴스데스크>는 클로징에서 "수십 년 전 군사정권이 독재에 항거하거나 비판적인 사람들 혹은 그렇지도 않은 이들에게 누명을 씌울 때 자주 썼던 표현 기억하십니까? 반국가세력이라는 표현이 다시 나오는 지금은 2024년입니다"라며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