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1st] 이적시장 망해도 감독 잘 데려오니 괜찮네! 유벤투스 '모타볼' 화려한 첫발, 유망주 맹활약으로 3-0 승리

김정용 기자 2024. 8. 2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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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고 모타 유벤투스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적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유벤투스가 확 약해진 듯 보이는 선수단으로도 개막전에서 경기력 향상을 이뤄냈다.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이탈리아 세리에A 1라운드를 가진 유벤투스가 코모에 3-0 대승을 거두며 시즌을 시작했다. 코모는 승격팀이지만 안드레아 벨로티를 비롯한 적극적인 영입으로 돌풍 가능성이 거론됐던 팀이다.


유벤투스는 새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이 상당히 약해져 있었다. 새로 영입된 미드필더 도글라스 루이스와 케프란 튀람은 훌륭한 보강으로 평가 받았고, 골키퍼 미켈레 디그레고리오는 적절한 세대교체였다. 하지만 여기에 풀백 후안 카발을 더한 것이 전부였다. 나간 선수가 알렉스 산드루, 아드리앙 라비오, 모이스 킨, 보이치에흐 슈쳉스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포지션도 온전히 강해졌다고 할 순 없었다.


그런 가운데 구단은 고연봉 선수 상당수를 방출 대상으로 규정하고 아예 2군으로 내려버리는 강수를 뒀다. 이에 발맞춰 티아고 모타 감독이 7번의 주인공 페데리코 키에사를 비롯해 마티아 데실리오, 필립 코스티치, 아르투르 멜루, 다니엘레 루가니 등 원래 주전급인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배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을 다 빼버렸으니 1군 필드 플레이어가 11명을 간신히 넘길 정도로 줄어들었다. 코모전 벤치에 단 7명만 앉았다. 벤치 인원 규정이 느슨해 대부분 팀들이 10명 넘게 앉히는 것에 비하면 1군 멤버가 얼마나 적은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유벤투스는 강해졌다. 지난 시즌 볼로냐를 리그 5위에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던 전술가 모타 감독이 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보수적인 전술로 일관했던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전 감독과 달리, 모타 감독은 선수들이 유연하게 위치를 바꾸며 빌드업하고 상대를 교란하는 새 축구를 도입했다.


이날 데뷔전을 치른 사무엘 음방굴라는 왼쪽 윙어 자리에서 맹활약했다. 데뷔 후 첫 슛을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날려 골을 넣었다. 20세 216일 나이인 음방굴라는 세리에A 사상 벨기에 국적 선수 최연소 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부터 간판 유망주로 인정 받았던 케난 일디즈는 등번호를 10번으로 바꿔가며 이번 시즌 핵심으로 인정 받았는데, 첫 경기부터 위력을 보여줬다. 원래 드리블 돌파가 좋은 선수지만 이날은 패스 성공률 97%와 키 패스 3회, 공 탈취 3회 등 공수 양면에서 현명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오른쪽 윙어로 뛴 티모시 웨아는 감독 한 명 바꿨는데 팀이 얼마나 강해지는지 가장 단적으로 보여준 선수였다. 앞선 수많은 감독들은 웨아가 섬세한 기술은 없고 운동능력은 있는 선수라고 분류했다. 그래서 알레그리 감독 때는 윙어가 아닌 윙백으로 배치됐고, 당시에는 이 조치도 괜찮았다.


케난 일디즈(유벤투스). 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모타 감독은 선수 개인이 돌파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지시하는 포지셔널 플레이를 이해할 수 있다면 공을 주고받으며 상대 수비를 깨부수는 임무에 활용하는 감독이다. 볼로냐에서 단 은도이를 활용한 것도 비슷했다. 웨아는 이날 윙어로 배치돼 1골을 넣으며 공격의 한 축을 맡았다.


전술 소화 능력 하나로 빛난 건 풀백 안드레아 캄비아소도 마찬가지였다. 캄비아소는 폭발적인 돌파와 같은 개인기량이 그리 돋보이지 않는 대신 복잡한 전술을 소화하는 능력이 좋다. 이날 중앙과 측면을 오가면서 다양한 위치를 잡아야 하는 '모타볼' 풀백의 역할을 잘 이해했고, 후반전 쐐기골까지 넣었다.


이날은 반쪽짜리 선수단으로 경기했지만 유벤투스는 이적시장 막판 두세 명 영입을 더 노리고 있다. AC밀란 수비수 피에르 칼룰루 영입이 가장 근접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이날은 튀람과 마누엘 로카텔리를 중원에 세웠지만 가장 비싸게 영입한 신입생 루이스도 앞으로 선발 라인업에 들 것으로 보이며 2022-2023시즌 영플레이어상 수상자 니콜로 파졸리도 출장시간을 늘려나갈 수 있다. 유벤투스는 많이 바뀌었고, 그 방향이 긍정적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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