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차범근·박지성 제치고 韓 축구사 '최고 선수' 등극…김민재>이영표>홍명보→수비수 랭킹도 정리됐다

김환 기자 2024. 8. 2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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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바라본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손·차·박 논쟁에서 손을 담당하고 있는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박지성을 제치고 영국 현지 매체에서 선정한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차범근은 2위, 박지성은 3위였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외부에서 바라본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손·차·박 논쟁'은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논쟁 중 하나다. 한국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손흥민과 선구자 역할을 한 차범근, 그리고 최초의 프리미어리거로 역시 후배들을 위한 길을 닦았던 박지성을 비교하는 게 바로 이 논쟁의 핵심이다. 잉글랜드에서 폴 스콜스, 프랭크 램파드, 스티븐 제라드의 우열을 가리는 '스·램·제 논쟁'이 있다면, 한국에는 손·차·박 논쟁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손흥민과 차범근, 박지성 중 누가 뛰어나고 누가 모자란지 가르는 건 의미 없는 일이나 다름없다. 세 사람 모두 각자의 시대와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들의 역할을 다했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기록과 활약상 면에서는 차범근과 박지성이 손흥민을 따라오지 못한다. 손흥민은 차범근의 유럽 최다골 기록을 넘어섰고, 지금까지 유럽에서 뛴 아시아 선수들 중 최고로 꼽히고 있다. 2015년 프리미어리그(PL)에 입성한 이후 천천히 상승 곡선 그래프를 그린 손흥민은 현재 PL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를 대표하는 공격수이자 월드 클래스 선수로 거듭났다.

외부에서 바라본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손·차·박 논쟁에서 손을 담당하고 있는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박지성을 제치고 영국 현지 매체에서 선정한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차범근은 2위, 박지성은 3위였다. 사진 연합뉴스

차범근은 한국이 축구 불모지였고 유럽 내에서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1980년대에 독일에서 뛰며 우승까지 차지한 선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차범근은 1978년 SV 다름슈타트를 통해 독일 무대에 발을 내딛은 뒤 프랑크푸르트에서 UEFA컵(챔피언스리그의 전신) 우승을 차지했고, 바이엘 레버쿠젠 시절에는 UEFA컵 결승전에서 동점골을 터트려 레버쿠젠의 첫 유럽대항전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커리어 면에서는 박지성이 최고다. PSV 에인트호벤을 거쳐 역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알렉스 퍼거슨 경의 부름을 받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박지성은 맨유에서 PL 우승 4회, 리그컵 우승 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등을 차지하며 맨유의 황금기 멤버로 활약했다. 박지성과 같은 수준의 우승 이력을 갖고 있는 선수는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도 많지 않다.

그렇다면 외부에서 바라본 '손·차·박 논쟁'은 어땠을까.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19일(한국시간) 한국 축구사 역대 최고의 선수 10명을 선정하며 이 논쟁에 자신들의 의견을 더했다.

매체는 "한국은 최근 수십 년 동안 국제 무대에서 발전했다. 토트넘의 주장인 손흥민과 맨유의 전설 박지성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연달아 한국에서 나왔다"면서 한국 축구가 최근 몇십 년 동안 상당히 발전했다는 점을 짚으며 자신들이 정한 순위를 공개했다.

외부에서 바라본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손·차·박 논쟁에서 손을 담당하고 있는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박지성을 제치고 영국 현지 매체에서 선정한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차범근은 2위, 박지성은 3위였다. 사진 연합뉴스

손·차·박 중 손흥민이 1위에 선정됐다. '기브 미 스포츠'는 차범근과 박지성보다 손흥민을 더 높게 평가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사랑받는 슈퍼스타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 87경기를 뛰며 29골을 터트렸고,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한 뒤 40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며 "PL에서 뛴 아시아 선수들 중 PL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2019년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진출에도 큰 역할을 했다"면서 손흥민을 1위에 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은 2010년 한국 축구대표팀에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12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2019년 아시안컵과 2022년 월드컵에서는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착용했다"면서 "손흥민은 문전에서의 파괴적인 모습과 리더십으로 역대 한국 선수들 중 최고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손·차·박은 그 순서대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 다음은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다.

'기브 미 스포츠'는 차범근이 한국 선수들이 후에 유럽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선구자 역할을 했던 인물이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1978년 다름슈타트로 이적하고 한 시즌 뒤 프랑크푸르트에서 UEFA컵 우승에 일조했다고 했다.

또 매체는 당시 애버딘(스코틀랜드)의 사령탑이었던 퍼거슨 경이 차범근을 막을 수 없는 선수라고 불렀다는 점과 차범근이 독일 분데스리가 올해의 팀에 선정됐다는 점, 그리고 DFB 포칼컵 우승과 UEFA컵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 등을 언급하면서 차범근이 당시 얼마나 위대한 선수였는지 설명했다.

외부에서 바라본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손·차·박 논쟁에서 손을 담당하고 있는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박지성을 제치고 영국 현지 매체에서 선정한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차범근은 2위, 박지성은 3위였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3위는 박지성이었다.

매체는 "2002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PSV의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박지성은 유럽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라며 "네덜란드 리그에서 2년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맨유에 합류해 영웅이 됐다"고 소개했다.

계속해서 "박지성은 올드 트래퍼드에서 7시즌 동안 200경기 이상 소화하면서 네 번의 리그 우승과 2008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대회 최고의 득점을 터트려 한국의 첫 번째 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했다"고 했다.

외부에서 바라본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손·차·박 논쟁에서 손을 담당하고 있는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박지성을 제치고 영국 현지 매체에서 선정한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차범근은 2위, 박지성은 3위였다. 사진 연합뉴스

손흥민과 함께 현역 선수로는 유이하게 김민재가 TOP 10에 선정됐다. 김민재의 이름은 박지성 다음으로 보였다.

'기브 미 스포츠'는 "김민재는 유럽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다. 나폴리는 김민재 덕분에 30년 만에 처음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며 김민재의 우승 이력을 언급했다.

실제 나폴리는 김민재를 중심으로 탄탄한 수비라인을 구축해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매체의 설명과 달리 나폴리가 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故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 이후 33년 만이었다.

김민재는 나폴리를 우승으로 이끌고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 이탈리아를 정복한 뒤 지난해 여름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에는 에릭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리흐트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며 벤치에 앉는 등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뱅상 콤파니 감독이 부임한 이번 시즌에는 주전 경쟁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김민재가 뮌헨에서 꾸준히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면서 트로피를 수집한다면 '손·차·박 논쟁'에 함께 거론될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한다. 물론 김민재가 수비수이기 때문에 개인 기록 면에서는 손흥민이나 차범근에 비해 부족할 수 있겠지만, 향후 김민재의 우승 커리어에 따라 평가가 충분히 달라질 수도 있다.

외부에서 바라본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손·차·박 논쟁에서 손을 담당하고 있는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박지성을 제치고 영국 현지 매체에서 선정한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차범근은 2위, 박지성은 3위였다. 사진 연합뉴스

5위부터는 모두 은퇴한 선수들이 언급됐다. 박지성과 함께 PSV를 거쳐 PL에 입성, 손흥민보다 앞서 토트넘에서 활약하며 지금까지도 토트넘의 마지막 우승으로 남아있는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에 일조했던 이영표가 5위였다.

6위는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홍명보는 현역 시절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브론즈볼을 수상하는 등 대한민국 축구사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김민재와 이영표, 홍명보 모두 수비수 출신으로, 이번에 한국 축구 수비수 서열도 정리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홍명보의 뒤에는 과거 스완지 시티와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에서 활약하며 한국 축구대표팀의 허리를 책임졌던 기성용이 선정됐다.

8위부터 10위까지도 쟁쟁한 인물들이 경쟁했다. 오랜 기간 국가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황선홍 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과 전북 현대 영구결번의 주인공이자 명실상부 K리그의 레전드 이동국, 그리고 초창기 프리미어리거였던 설기현 감독이 차례대로 뽑혔다.

사진=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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