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늘었지만...창고에 쌓인 면세품 재고는 팬데믹 수준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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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면세업계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다.
면세품 판매가 줄면서 업계 상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재고자산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0년 수준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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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외국인, 국제선 운항 횟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면세업계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다.
여행 트렌드가 쇼핑에서 체험 중심으로 바뀐 데다 기대했던 중국 단체 여행객 입국도 현지 경제 상황 악화로 지연되고 있어서다.
면세품 판매가 줄면서 업계 상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재고자산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0년 수준을 넘어섰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면세4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말 기준 4사의 면세품 재고는 총 2조3043억억1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1조9625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3417억1500만원(17.4%) 증가한 수치다.
최근 5년간 면세 재고 추이를 보면 2019년 약 3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소폭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그러다 엔데믹으로 전환된 작년 2조원 밑으로 떨어지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약 3500억원가량 다시 증가하며 2020년 수준으로 넘어섰다.
회사별로 보면 작년 말 대비 현대가 35.2%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신세계(19.8%), 신라(15.2%), 롯데(11.3%) 순으로 재고자산 증가폭이 컸다.
업계에서는 방한 외국인 수는 회복했지만 여행 트렌드 변화와 더불어 그간 국내 면세업계의 큰 손이었던 중국 보따리상 수요가 감소한 것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인천국제공항 이용객 수는 3404만8517명으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39.5% 증가한 바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거의 비슷한 수치다.
또 올 상반기 인천공항의 국제선 운항 횟수는 19만8079회로 2019년 상반기(19만 7639회)를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면세점 쇼핑 대신 맛집을 찾아다니고 가성비 채널로 입소문이 난 올리브영이나 다이소 같은 채널 이용객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면세품 판매가 저조한 상황이다.
실제 2분기 실적에서도 이 같은 상황은 숫자로 드러났다. 롯데와 현대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신라와 신세계도 영업이익이 작년 2분기 대비 70~80%가량 감소했다.
앞서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부터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는 비상경영에 착수, 현재는 10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도 진행 중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품은 현금으로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보니 재고가 늘면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면서 “고객 유치를 위해 신상품을 매입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 그만큼 판매가 안 되면 재고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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