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지지" 공화당 저명인사 줄줄이 전향…"최소 셋 지지연설"

김형구 2024. 8. 20.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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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VA)의 카쉬 민주주의 연구소와 카쉬 법ㆍ민주주의센터 펠로우십에 합류한 마이클 러티그 전 연방 항소법원 판사. 사진 UVA 홈페이지 캡처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막한 가운데 공화당 및 보수 진영 인사들의 ‘해리스 지지’가 이어지면서 ‘카멀라 해리스 대선 후보 옹립식’ 분위기를 더욱 달구고 있다.

이날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보수 성향 마이클 러티그 전 연방 항소법원 판사는 성명을 내고 “2024년 대선에서 미국의 민주주의ㆍ헌법ㆍ법치 수호자와 보호자의 책임을 내세울 수 있는 후보는 단 한 명이며 저는 주저 없이 대통령 후보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소 3명의 공화당 출신 인사가 ‘해리스 지지’ 연설에 나설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보수 진영 내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헌법학자 러티그 전 판사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비공식 고문이다. 러티그 전 판사는 2020년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결과 뒤집기를 시도할 당시 펜스 전 부통령에게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인증할 것을 설득한 바 있다.

러티그 전 판사는 “저와 해리스의 공공정책 관점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미국의 민주주의ㆍ헌법ㆍ법치 이외 다른 문제의 차이는 이번 선거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러티그 전 판사는 공화당에 대해서도 “미국 민주주의와의 전쟁을 시작했다”며 “2020년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전 대통령의 고의적 거짓 주장으로 미국인 수백만 명이 선거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갖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러티그 전 판사가 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진보 성향의 흑인 여성 커탄지 브라운 잭슨 연방 대법관을 지명했을 때에도 지지를 표명했었다. 잭슨은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연방 대법관이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와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부부가 18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공항에서 민주당 당직자 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공화당이지만 민주주의 위해 해리스 투표”


미 뉴스위크는 “민주당이 트럼프 편에서 멀어지고 있는 일부 보수ㆍ온건 성향 유권자 확보에 힘쓰는 가운데 여러 저명한 전ㆍ현직 공화당 인사들이 해리스의 열렬한 지지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대신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전ㆍ현직 인사는 애덤 킨징어 전 하원의원(일리노이), 트럼프 정부 백악관 대변인 출신 스테파니 그리샴, 펜스 전 부통령 보좌관 출신 올리비아 트로예 등 수십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킨징어 전 하원의원은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해리스를 지지하는 찬조 연설에 나설 예정이라고 한다. 킨징어 전 하원의원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이 트럼프에 의해 무너졌기 때문에 해리스와 그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게 투표해야 한다”며 “이번만이라도 공화당이란 꼬리표를 달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해리스ㆍ월즈에게) 투표하자는 것”이라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공화당 소속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실질적 권력자로 불렸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와이오밍)도 찬조 연설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MAGA 출신 로지스 등 해리스 지지 연설”


애덤 킨징어(왼쪽) 전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지난 6월 2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바이든-해리스 캠페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NYT는 “민주당 전대 기간 최소한 3명의 공화당 인사들이 해리스 지지 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킨징어 전 하원의원은 전대 마지막날인 22일, 공화당원 아나 나바로는 20일 해리스 지지 연설을 할 예정이다. ‘마가(MAGA) 운동가’ 출신 보수 논객 리치 로지스는 19일 녹화된 영상을 통해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지지 의사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 후보’에 불만을 품은 공화당 인사들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 온 민주당은 이달 초 ‘해리스를 지지하는 공화당원(Republicans for Harris)’이라는 캠페인을 띄우고 중도 보수층 공략에 힘써 왔다. 공화당 소속 짐 에드가 전 일리노이 주지사,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전 뉴저지 주지사, 제프 던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 존 자일스 애리조나주 메사 시장 등이 최근 해리스 지지를 선언한 인사들이다. 자일스 시장은 지난달 29일 지역 언론에 “트럼프와 함께하는 공화당은 정치적 극단주의로 흐르고 있다”는 글을 기고했다.

이와 함께 척 헤이글 전 국방장관, 레이 라후드 전 교통장관, 로사리오 마린 전 재무장관, 크리스 밴스 전 상원의원(워싱턴) 등도 공화당 소속이지만 트럼프 대신 해리스 지지 의사를 밝혔다. 지난 7월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통합’을 콘셉트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때는 트럼프의 대척점에 섰던 인사 가운데 트럼프 지지 연설을 한 인사가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정도뿐이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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