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안정과 합병비율 맞교환… 리벨리온-사피온 합병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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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SK텔레콤 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코리아 간 합병 계약에서 리벨리온은 합병 비율을, 사피온은 경영권을 각각 양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리벨리온과 SK텔레콤은 리벨리온과 사피온 간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결과적으로 합병 비율은 사피온에 유리하게 가져가되, 리벨리온 창업자에게 최대주주 지위를 보장하는 합의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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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벨리온은 최대주주 지위
‘주고받기’로 이른 합의 도달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SK텔레콤 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코리아 간 합병 계약에서 리벨리온은 합병 비율을, 사피온은 경영권을 각각 양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측은 복잡한 주주 관계를 딛고 이른 시점에 합의를 이뤄낸 만큼 고객사를 조기에 확보해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리벨리온과 SK텔레콤은 리벨리온과 사피온 간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지난 6월 합병 추진 발표 이후 상호 실사 작업 및 구체적인 합병 조건 협의를 진행했다. 리벨리온과 사피온은 데이터센터에 장착되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설계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합병 법인에 대한 기업가치 비중은 리벨리온 2.426 대 사피온 1로 결론 지었다. 양사는 합병 시 기업가치를 1조14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리벨리온은 시리즈B 라운드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 8066억원이 반영됐다. 사피온은 3325억원으로 책정됐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조건을 주고받으면서 합의를 도출했다. 리벨리온은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3사의 지분을 넘길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안정적인 경영을 하기 위해서다.
반면 SK 측은 사피온의 기업가치를 더 높게 쳐 달라고 요구했다. 당초 리벨리온은 합병 비율로 3 대 1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벨리온이 지난달 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로부터 20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으면서 합병 비율 산정 시 우위에 설 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합병 비율은 사피온에 유리하게 가져가되, 리벨리온 창업자에게 최대주주 지위를 보장하는 합의에 도달했다. 사피온 주주인 SK 3사는 보유 주식 가운데 3%(합병 후 기준)를 합병 전까지 매각해 리벨리온 경영진의 최대주주 지위를 보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합병 이후 원활한 경영을 보장하기 위해 주요 주주는 일정 기간 상대 동의 없이 주식을 처분하지 않기로 했다.
양측은 올해 안에 합병 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향후 2년 정도를 한국이 글로벌 AI칩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골든타임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리벨리온은 현재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AI 반도체인 ‘아톰(ATOM)’ 양산에 돌입했으며 사피온은 올해 상반기부터 데이터센터용 NPU인 ‘X330’ 양산 및 납품을 진행 중이다. 합병 법인은 오는 4분기 설계가 끝나는 리벨리온의 차세대 AI칩인 ‘리벨’ 출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리벨은 삼성전자의 8단 HBM3E(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D램을 탑재해 국산 AI칩 중 가장 우수한 AI 추론 성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리벨리온과 사피온 모두 투자사가 많아 이해관계가 복잡했지만 서로 조건을 맞교환하며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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