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호중 방지법’ 반대하는 극성 팬덤 사라져야

사진=뉴시스

국회가 이른바 ‘김호중 방지법’을 발의하자 가수 김호중씨의 극성 팬들이 전화와 문자 폭탄으로 국회 입법을 마비시키고 있다. 잘못이 있더라도 무조건 감싸고 보려는 삐뚤어진 팬심이 아닐 수 없다. 비리 정치인을 옹호하는 극렬 정치 팬덤이 사회 전반으로 퍼진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최근 ‘술타기’(음주 후 또 술 마시기)를 아예 금지하도록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적발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 등으로 처벌을 강화한다. 음주 운전으로 세 차례 걸리면 면허를 영구 박탈하는 조항도 담겼다. 민주당 서영교,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도 최근 취지가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자 김씨의 일부 팬들이 해당 의원들에게 낙선 운동과 탄핵을 하겠다며 항의 전화나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 팬덤에 좌표가 찍혀 해당 의원들의 정상적인 의정 활동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국회 게시판에는 1만건이 넘는 반대 글이 올라왔다.

지난 5월 김씨 사건 이후 음주 사고 후 일부러 술을 더 마셔 당시 알코올 농도를 특정할 수 없게 만드는 술타기 수법이 알려지며 모방 범죄가 속출하고 있다. 법원은 ‘꼼수’라는 걸 알면서도 단죄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 사건은 음주운전 처벌에 있어서 입법 공백을 여실히 확인시켜준 셈이다. 그런 이유로 발의된 김호중 방지법은 국민 안전을 위해 의당 만들어야 할 법이고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런데도 이를 팬들이 막무가내로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당혹스럽다. 법률안 원문에 김씨 이름을 명시하지 않았는데도 다만 김호중법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식의 공격을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자기 편이라면 불법을 저질렀어도 일단 옹호하고 보자는 식의 그릇된 군중심리는 사라져야 한다. 극성 팬들의 이런 무분별한 행태는 건전한 팬덤마저 욕 먹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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