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사자군단, 상승세 이끄는 캡틴 구

고봉준 2024. 8. 2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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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에서 11타수 6안타,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싹쓸이 승리를 이끈 ‘캡틴’ 구자욱. 올 시즌 개막 전까지 중하위권으로 꼽혔던 삼성은 예상을 뒤엎고 전반기 4위에 오른 데 이어 후반기 막판 2위로 올라섰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5강권으로 분류되지 못했다. 최근 2년간 7위와 8위에 머물렀고, 지난 스토브리그에서도 불펜진만 조금 보강했을 뿐 선발투수와 타력은 여전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삼성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고 있다. 전반기를 4위로 끝내더니 후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9일 현재 2위(63승 2무 52패)를 달리는 중이다. 단독 선두 KIA 타이거즈와는 5.5경기 차지만, 3위 LG 트윈스와는 1.5경기, 4위 두산 베어스와는 3경기 차로 앞선 상태다.

강민호

삼성의 상승세는 지난 1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잘 드러났다. 선발투수 백정현이 7이닝 6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했고, 김지찬이 4타수 2안타 3득점, 강민호가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면서 5-3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NC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약 5년 만에 NC전 스윕을 기록했다. 또 KIA와의 홈 3연전을 모두 내준 LG를 3위로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섰다.

NC전 싹쓸이 승리의 숨은 공신은 ‘캡틴’ 구자욱이다. 3차전에서 3타수 2안타 3타점을 포함해 3연전 동안 11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경기 후 만난 구자욱은 “오늘 꼭 이겨서 이번 3연전을 싹쓸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백)정현이 형이 정말 잘 던져줬고, (강)민호 형이 포수로서 희생하는 플레이를 해주면서 이길 수 있었다”며 공로를 선배들에게 돌렸다. 그는 또 “삼성의 테이블 세터와 중심 타선이 부쩍 강해졌다. 상대편이 부담을 가질 정도라고 본다. 그런 점이 팀의 상승세로 연결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찬

구자욱은 이날 1회 초 공격부터 희생번트를 대면서 상대 마운드를 흔들었다. 선두타자 김지찬의 볼넷과 류지혁의 기습번트로 만든 무사 1, 2루. 구자욱은 NC 선발투수 이재학의 초구를 희생번트로 연결했다. 벤치의 지시는 아니었다. 구자욱 개인의 판단이었다. 구자욱은 “NC가 연패 중이라 선취점이 중요하다고 봤다. 1점이라도 먼저 뽑는다면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사실 박진만 감독님께선 내가 번트를 대서 크게 아쉬워하셨다”고 했다.

구자욱의 희생번트는 귀중한 선취점으로 연결됐다. 1사 2, 3루에서 강민호가 유격수 땅볼을 때려 3루 주자 김지찬이 홈을 밟았다. 이후 구자욱은 5회 2사 1, 3루의 찬스에서 1타점 중전 안타를 터뜨렸다. 9회 2사 만루에서는 2타점 좌전 안타를 터뜨려 5-3 승리를 이끌었다.

구자욱은 좌익수로 나선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3회 NC 선두타자 김휘집의 좌월 안타 때 신속하게 공을 2루로 뿌려 김휘집을 아웃으로 잡아냈다.

구자욱은 “이진영 코치가 타석에 설 때마다 조언을 해주셨다. 투수가 바뀌면 타석 위치를 어떻게 옮길지 상의했다. 또, 전력분석팀과는 어떤 공을 노릴지 분석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삼성은 NC와의 3연전 싹쓸이로 2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현재 삼성의 팀 분위기는 좋다. 선발 투수진은 안정감을 찾았고, 타선 역시 거를 곳이 없을 정도로 탄탄해졌다. 특히 최근에는 느슨한 플레이로 지적을 받았던 외국인 선수 루벤 카데나스를 내보내고, 새로운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스를 영입하면서 분위기를 쇄신했다.

구자욱은 “우리 선수들은 말 그대로 한 경기, 한 경기만을 바라보고 있다. 매일 고교야구 결승전을 치르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2위를 지킨다거나, 1위로 올라가야겠다는 욕심보다는 한 경기씩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며 “올해는 가을야구에서 깜짝 놀랄 만한 성적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창원=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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