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3개홀서 까먹은 5타…김주형 “엉덩이 차인 기분”

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 마지막 3개 홀에서 부진한 끝에 50위에 그친 김주형. 43위였던 페덱스 랭킹이 51위까지 떨어지면서 2차전 커트라인인 50위 안에 들지 못했다. [AFP=연합뉴스]

19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TPC 사우스윈드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 주드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4타를 줄이며 순항하던 김주형은 16번 홀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한 번에 나오지 못해 보기를 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타수를 줄이는 파 5홀이어서 아쉬움이 더했다.

김주형은 이어 17번 홀(파4)에서는 그린 오른쪽 러프에 공을 빠뜨린 끝에 더블보기를 했다. 18번 홀에서도 티샷이 물에 빠져 또 더블보기를 했다. 마지막 3개 홀에서 5타를 까먹은 김주형은 이날 1오버파를 기록하면서 합계 1언더파 공동 50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대회 순위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페덱스 랭킹이다. 그의 페덱스 랭킹은 43위에서 8계단이 떨어져 51위로 밀렸다. 2차전 진출 커트라인인 50위에 한 발자국이 뒤져 김주형의 이번 시즌은 끝났다.

지난해 바뀐 규정에 따라 플레이오프에서 상위 50명 안에 드는 건 매우 중요하다. 2차전에 출전하는 50명은 내년 PGA 투어 시그니처 대회에 모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그니처 대회는 상금과 페덱스 포인트가 일반 대회보다 훨씬 많고, 출전 선수는 적다. 이 대회에 모두 참가하면 비교적 쉽게 페덱스 포인트를 딸 수 있다. PGA 투어에서 귀족 신분을 유지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 첫날 10번 홀까지 4타를 줄이며 선두권을 달렸다. 그러나 마지막 8개 홀에서 5타를 잃어 1오버파를 기록했다. 김주형은 2라운드에서는 6타를 줄여 5언더파 13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그러나 3라운드에 3타를 잃은 데 이어 최종 4라운드 마지막 3개 홀에서 5타를 까먹으면서 50위까지 출전하는 2차전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김주형은 올 시즌엔 50위 이내에 들어 유리한 조건에서 스타트했다. 그러나 거리를 늘리려 스윙을 교정하다가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김주형은 시즌 중반과 후반 9경기에 연속 출전하면서 올림픽 진출권과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땄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한 발자국 차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아담 스콧, 빅토르 호블란 등이 페덱스 랭킹에서 김주형을 추월했다.

김주형은 “두 번 실수했는데 그게 컸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 운도 좋지 않았다. 이번 주를 앞두고 잘 안되면 51위로 끝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는데 그게 들어맞았다. 올해 잘 안됐지만, 내가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마치 엉덩이를 걷어차인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성재는 10위, 안병훈은 15위, 김시우는 44위로 플레이오프 2차전에 진출했다.

우승 트로피를 손에 든 채로 기념 셀카를 찍는 마쓰야마 히데키. [뉴시스]

세인트 주드 챔피언십에서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가 합계 17언더파로 우승했다. 잰더 쇼플리와 빅토르 호블란이 합계 15언더파 공동 2위, 스코티 셰플러는 14언더파 4위를 차지했다.

5타 차 선두로 출발한 마쓰야마는 11번 홀까지 합계 19언더파로 여유 있는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12번 홀에서 그린을 놓쳐 보기를 하더니 14번 홀에선 티샷을 물에 빠뜨려 다시 보기를 했다. 또 15번 홀에서 4번 만에 온그린하면서 더블보기를 범해 한때 선두를 내줬다. 마쓰야마는 그러나 까다로운 마지막 17,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우승 트로피와 함께 상금 360만 달러를 챙겼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